# 박근혜, 정책구상 우선

- 복지·경제·일자리 공약 발표
- 외부인사 영입 등 인선 고심

# 문재인, 시민참여 유도

- 선대위 한 축 시민캠프 인선
- "세상의 반은 여성" 女心 공략

# 안철수, 인터넷 지지 결집

- 공식 트위터·블로그 등 개설
- 본격 호남 민심투어 文 견제

연말 대선 판세의 1차 격돌 지점이었던 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유력 대선 주자들의 주도권 선점 경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진영에서는 과거사 논란으로 추락하던 지지율이 반등세로 돌아선 만큼 이를 가속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선 반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은 지지율 제고와 동시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앞둔 고지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박, '준비된 대통령' 부각

박 후보는 4일로 예정된 일자리 공약 발표를 앞두고 3일 하루 동안 숨 고르기를 하며 정책 구상에 전념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대선 공약의 3대 축인 복지와 경제 민주화 및 일자리와 관련된 대선 공약 발표로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될 국민대통합위원장 등 인선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국민대통합'을 내세운 만큼 상징성 있는 외부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앙선대위의 마지막 빈자리인 공동선대위원장과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이념·세대·지역·계층의 통합을 상징하는 외부 인사를 발탁한다는 구상이다.

박 후보는 중앙선대위 구성 완료와 동시에 '새로운 출발'을 선언, 중도층 확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지율 반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된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1970년대 초반 권력층의 부정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한 '오적'(五賊)의 시인 김지하 씨 등이 국민대통합위원장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고 있어 박 후보의 '삼고초려'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중앙선대위 출범 후 그동안 준비해온 정책 공약을 하나씩 공개하면서 경제 살리기에 적임자라는 이미지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문, '시민캠프'로 차별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문재인과의 가을데이트 여심, 문심' 간담회에서 직접 만든 송편 떡볶이를 시식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문 후보는 이날 선대위 산하 시민사회를 담당하는 시민캠프의 주요 인선 내용을 발표하고 민심잡기에 나섰다. 시민캠프에는 문성근 전 최고위원, 안도현 시인, 김형석 작곡가 등 각계 인사가 참여했다. 대변인에는 유정아 전 KBS 아나운서와 백무현 만화가가 임명됐다. 시민캠프는 당내 인사 중심의 민주캠프, 정책을 담당하는 미래캠프와 함께 선대위의 3대 축 가운데 하나로 시민사회가 주축을 이뤄 유권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앞서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온라인 여성 모임 회원들과 '문재인과의 가을 데이트 女心, 文心' 모임을 하고 출산과 육아, 취업 등 여성의 고충을 들으며 여심을 공략했다. 문 후보는 "세상의 절반이 여성인데, 절반이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지 못한다면, '사람이 먼저다'는 구호는 헛구호가 될 것"이라면서 "국회의원 30% 여성 공천제도를 의무화하고 장관과 각종 임명직 위원회 위원을 위촉할 때도 적어도 30% 이상을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집권하면 2013년부터 곧바로 국·공립대학부터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고 그다음 해에 사립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앞치마를 두르고 송편으로 궁중 떡볶이를 만들어 참석자들을 대접했다.

■안, 호남 민심 공략 박차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전남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을 방문, 한 아이와 비슷한 포즈를 취한 채 탐방로 아래를 응시하고 있다. 안 후보는 아이가 탐방로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자신의 손을 아이 등에 대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는 전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예방에 이어 이날 2박 3일 일정으로 광주와 전라도를 찾는 등 본격적으로 호남 민심 투어에 나섰다. 야권 후보 단일화 등을 고려해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호남에 최우선으로 공을 들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추석 전 호남을 찾아 세몰이를 본격화하면서 추격해오는 문 후보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행보로 해석된다.

이날 태풍 피해지역인 전남 여수 가두리 양식장과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목포 대불산단 입주 기업체 현장을 잇달아 방문한 안 후보는 4일에는 조선대 총학생회 주최로 특강을 하고, 5일에는 전북 전주에서 호남 민심 공략을 계속한다.

안 후보는 가두리 양식장에서 "우리나라 전체를 개발하는 큰 그림을 제시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 아닐까 싶다"면서 "지금은 프로젝트마다 논란이 있는데, 지역균형발전을 생각하면 국토 개발의 전체 틀을 보고 (개별 사업을) 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순천만 자연생태공원과 관련해서는 "자연 보전 자체가 산업으로 연결되는 신성장동력 모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고, 저녁에는 목포 평화광장에서 민심을 청취했다.

한편 'SNS 세대'를 등에 업은 안 후보 측은 전날부터 캠프 공식 트위터와 블로그를 개설해 인터넷을 통한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