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 한명숙 사건 이어 체면 구겨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 헌금 의혹의 당사자인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의 운명이 예상된 방향으로 전개됐다는 분석이 많다.
검찰이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발'한 현 의원은 불구속 기소했지만 '수사 의뢰'한 현 전 의원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보통 확실한 물증·증언이 뒷받침됐을 때 고발한다. 유죄가 의심되기는 하지만 증거가 약하고 혐의가 명확하지 않을 때는 수사 의뢰하는 것이 관례다. 현 의원은 공천 헌금 전달 의혹뿐 아니라 기부행위·차명 정치후원금 전달을 포함해 다른 혐의가 많아 고발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 전 의원에 대한 유죄 입증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현 의원이 수행비서 출신인 정동근(37) 씨를 통해 조기문(48·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 씨에게 전달했다는 3억 원의 행방이 묘연했다. 조 씨와 정 씨의 진술도 엇갈려 실제 금품이 현 전 의원에게 전달됐는지도 불투명했다. 선관위도 현 전 의원에 대한 조사를 2개월가량 벌였지만, 혐의가 명확하지 않아 고발이 아닌 수사 의뢰를 선택했다.
일각에서는 현 전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선관위가 두 의원을 고발·수사의뢰했다고 보도자료를 낸 시점은 지난 8월 2일. 현 전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은 6일이 지난 8일 이뤄졌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검찰이 '꼬리 자르기' 또는 '배달 사고'로 사건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가에선 "검찰이 공천 헌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2심까지 무죄가 선고된 한명숙 전 총리 사건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체면을 구겼다"는 말이 나온다.
한편 현 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수사 결과를 통보받지 못해 할 말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