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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민주화가 여야 정치권의 화두로 부상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중소상공인 살리기 부산시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부산지법 앞에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지정제도 유지를 요구하는 집회 모습.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 평가단 '버핏세' 도입 촉구
- 직접세 비중 확대도 거론
- 비정규직 특위 설립 등 필요
- 대기업 견제 수단으로는 경제사범 처벌 강화 등 주문
- "지역 취업할당제 명문화를"
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 추진 의원모임' 대표인 김현미 의원은 최근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대표인 남경필 의원에게 "경제 민주화 법안을 공동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이미 ▷횡령·배임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에게 집행유예 금지 ▷대기업 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처벌 강화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골자로 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경제 민주화 1~3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또 금융·산업자본 분리 강화 법안도 준비하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의 제안은 실현 여부를 떠나 경제 민주화가 올해 대선의 최대 이슈로 부각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국제신문 매니페스토 평가단 교수 25명과 부산 시민단체가 제안한 경제 공약 역시 재벌 견제와 부자 증세에 초점이 맞춰졌다.
■부자 증세 '버핏세' 도입 제안도
영산대 이원일(행정학) 교수는 부자를 대상으로 한 '버핏세' 도입을 촉구했다. 버핏세는 미국에서도 논쟁 중이다. 재선 도전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공화당 후보인) 롬니는 부자의 세율이 중산층보다 계속 낮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롬니 자신도 세금을 공정하게 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공격했다.
중산층의 지지를 기대하는 오바마 처지에서는 버핏세 도입 주장이 대선 전략으로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롬니 전 주지사가 재산이 많지만, 중산층보다 세금을 적게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최고경영자 출신인 롬니에게 부과된 2010년 개인 소득세율은 평균적인 미국인보다 낮은 13.9%에 그쳤다.
새누리당과 민주당도 현재의 소득세법을 개정해 최고세율(38%)이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을 현행 3억 원에서 1억5000만~2억 원으로 낮추는 안을 검토 중이다. 사실상의 '부자 증세'인 셈이다.
직접세 비중 확대와 간접세 비중 축소를 주장한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의 제안도 '경제 민주화' 정책으로 거론된다.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는 총직접세(직접세+사회보장기여금) 비중이 우리나라는 GDP의 17.1%로 OECD 평균 24.4%에 비해 7.3%포인트가 작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술·담배 등에 붙는 간접세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같은 세율로 부과돼 취약 계층일수록 소득 대비 세 부담은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재벌 견제-경제적 약자 보호
양 사무처장은 또 ▷동일노동 동일임금 ▷최저임금 현실화 ▷비정규직법 개정(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신설) 설립을 제안했다. 민주당 문재인 경선 후보의 대표 공약 역시 비정규직 차별 철폐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의 김종인 국민행복특별위원장도 지난달 29일 기자 간담회에서 "정규직은 자기들의 혜택이 늘면서 비정규직이 불리해지는 것을 묵과하고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실현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어느 한계에 가면 폭발할지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 정치권이 대단한 의지를 갖지 않으면 해결 못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마트 일요휴무제 및 야간영업을 금지하는 영세상인 보호법 제정과 중소기업 고유 업종 확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대기업 견제 수단으로는 ▷경제·금융사범 처벌 강화 ▷고액 세금 체납자와 탈루자 엄격한 처벌 ▷출자총액제한제도 강화 및 순환출자제 규제 강화 ▷금산분리 강화 및 금융감독제도 개혁이 제안됐다.
부산시민센처 김해몽 대표는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27%로 OECD 중 꼴찌"라면서 1차 산업 안정화 정책도 주문했다.
■일자리 확대는 지역부터
창원대 정정현(금융보험학) 교수는 지역 취업할당제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대 최형림(항만물류시스템학) 교수는 "지역 인재를 채용할 때 조세 지원을 확대하고 자치단체와 지방공사는 신규 고용의 70%를 지역 인재로 채용하자"는 공약을 제시했다. 동의대 차재권(정치외교학) 교수는 정년 연장을 위한 노사정 협의기구 설치와 대기업과 공기업의 지역 인재 할당 40% 의무화를 제안했다. 부산경실련 차진구 사무처장은 백화점·대형마트가 지역에서 번 돈을 모두 서울의 본사로 가져간다며 대형 유통업체의 현지 법인화를 촉구했다.
▲경제·일자리 분야 주요 공약 제안
- 식량안보 차원에서 1차 산업 육성
- 경제사범·금융기관 범죄 처벌 강화
- 영세상인 보호법(대형마트 일요휴무제 및 야간영업 금지) 제정
- 중소기업 고유 업종 지정 보호
- 골목상권·전통시장 활성화 특별법 제정
- 백화점 및 대형마트의 현지 법인화
- 부동산(토지) 공개념 강화
- 버핏세 도입으로 부자 과세 강화
- 근로소득세 구간 다양화 및 비근로소득 세율 인상
- 소득세율 인상을 통한 분배 정의 실현
- 고액 세금체납자와 탈루자 엄격한 처벌
- 지하경제 혁파로 세원 확대
-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 순환출자제 전면 금지
- 금산분리 강화 및 금융감독제도 개혁
-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 부과
- 직접세 비중 강화 및 간접세 축소
- 대통령 직속 비정규직 특별부서 신설
- 동일노동 동일임금으로 임금 평준화
- 최저임금 인상(평균임금의 50% 이상)
- 감정 노동자를 위한 명상센터 설립
- 중소기업 신규 채용 때 인센티브 확대
- 고졸 취업 할당제 확대
- 지역 인재 취업할당제 명시적 규정
- 지방 소재 정부기관 신규 채용 때 지역 졸업자 30% 채용
- 자치단체와 지방공사는 신규 고용의 70%를 지역인재로 채용
- 대기업·중견기업·공기업의 지역인재 할당 40% 채용
- 정년 연장을 위한 노사정 협의체 신설
- 도시재생법 신설 및 정부 전담부처 신설
# 왜 경제민주화인가
- 대기업 서민업종 침투, 감세정책 혜택도 집중
경제 민주화가 화두로 떠오른 것은 대기업이 서민 업종이던 빵집·떡볶이·세탁업까지 침투한 탓이 크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의 수는 동네 빵집 수를 넘어섰다. 대한제과협회에 따르면 2007년 3489개였던 대기업 계열 빵집은 지난해 5290개에 달했다. 개인이 운영하는 동네 빵집은 2007년 8034개였으나 지난해 5184개로 줄었다. 영세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면서 서민 경제가 요동쳤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 수혜자도 대기업이었다. 민주통합당 김현미·홍종학 의원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재벌·대기업 집단의 법인세 감면 금액 규모는 3조8068억 원으로 전체 감면세액의 51.4%에 달했다. 민주당은 또 "국내 4대 편의점 프랜차이즈가 매출 총이익의 35~70%를 수수료로 빼 간다"고 주장했다.
# 대선후보 경제민주화 비교
- 박근혜 "출자총액제한제 반대"
- 민주당 "순환출자도 전면 금지"
- 안철수 "지배구조 대안 연구를"
정치권에서 경제 민주화 논쟁이 한창이다. 이슈를 선점한 새누리당 내부에선 재벌 개혁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경제 민주화를 가짜라고 공격한다. 양당의 정책을 보면 총론은 비슷하지만, 각론에선 차이가 크다. 특히 대기업 출자총액제한제가 최대 쟁점이다.
1986년 처음 도입된 출자총액제한제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모그룹이 자회사에 출자할 수 있는 한도를 못 박아 놓은 것이다. 최초 도입 때는 출자총액 한도가 순자산액 대비 40%였다.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한 1994년에는 40%에서 25%로 하향 조정됐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구조조정을 위해 폐지됐다가 2001년 부활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인 2009년 공식 폐기됐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출자총액제한제 부활에 대해 "실효성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부정적이다. 경제 민주화 공약도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보다 경제력 남용과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는 데 방점을 뒀다. 그는 출마 선언 때 대기업 총수 사면권 제한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집단소송제도를 통해 견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순환출자 역시 과거 출자분은 허용하되 신규 출자는 금지하자는 쪽이다.
민주당은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핵심 의제이다. 지난 7월 민주당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출자총액제한제 재도입과 순환출자 전면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는 10대 그룹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다. 신규 순환출자는 법 개정 즉시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는 3년 이내에 해소해야 한다. 문재인·손학규·김두관·정세균 경선 후보는 모두 당론을 따르고 있다.
민주당은 또 대기업 법인세의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높이고 소득세도 최고세율 38% 적용 과표구간을 3억 원 초과에서 1억5000만 원 초과로 확대하는 '1% 슈퍼 부자 증세'를 추진 중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재벌 개혁'이 경제 민주화의 핵심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발간된 '안철수의 생각'에서 순환출자 전면 금지와 금산분리를 강하게 주장했다. 또 재벌의 부당 내부 거래·불공정 거래·기술인력 빼 가기를 막기 위해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강조했다.
그러나 출자총액제한제에선 "정권에 따라 없어졌다 부활했다 하는데 일관성을 가지는 방안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중간자적인 견해를 보였다. 안 원장의 저서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기업집단법이다. 그는 "재벌 그룹은 사실 현행 법규상 초법적인 존재이다. 현행법에는 재벌 체제에 관한 규정이 없고 주주 중심의 개별 회사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원장은 "(재벌 그룹을) 지금처럼 어정쩡하게 놓아 두지 말고 기업집단법을 만들어 재벌 체제의 경쟁력은 살리되 단점과 폐해를 최소화하도록 유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순환출자 금지·금산분리 강화는 안 원장과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입장이 비슷하지만 출자총액제한제는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야 대선 후보들의 경제 민주화 정책 |
구분 |
재벌 개혁 |
출자총액 제한제 부활 |
순환출자 |
새누리당 박근혜 |
경제력 남용 금지에 초점 |
반대 |
기존 허용·신규 금지 |
민주당 당론 |
지배구조 개선 |
찬성 |
전면 금지 |
서울대 안철수 |
지배구조 개선 |
대안 연구 필요 |
전면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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