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부산 울산 경남 3개 시·도 광역권 교통서비스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통합·조정할 동남권 광역교통본부가 지난 5월 29일 경남 양산시 동면 새마을회관 5층에서 문을 열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두관 전 경남지사, 박맹우 울산시장, 허남식 부산시장. 국제신문DB |
- 자치행정·입법·사법권 확보
- 규모의 경제 통한 동반성장
- 타 지역과의 비교우위 등 위해
- 시-도·시-군 간 상호협력 필수
- 선진국 '지방정부 연합체'
- 국정 운영의 한 축으로 인정
- 부울경 광역교통본부 등
- 상생협치 모델 확대해야
시·도와 시·군의 연계·상생협력이 중앙집권적 행정과 입법구조를 뛰어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방정부끼리 협력하지 않고는 완전한 자치에 필요한 분권·자치 역량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치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계도 중앙정부로부터 자치행정·입법·사법권을 확보하려면 지역정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또 행정구역을 뛰어넘는 연계협력은 덩치가 작은 자치단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한편 국내외 다른 도시와의 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지방정부는 국정의 한 축
입법이든 행정이든 권력의 수직적 구조 아래서 지방정부는 상대적 약자이다. 상호 연대와 협력 없이는 거대권력인 중앙정부의 지시를 수행하는 집행기관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
선진국 지방정부들은 오래 전부터 뭉쳐 국가 운영의 주요 주체로 인정하라고 중앙정부에 요구해 왔다. 시민 생활과 관련된 부분은 중앙정부와 대등하게 협의하고 있다. 영국은 1997년 블레어 정부 출범과 동시에 기존의 3대 지방정부 연합체가 통합해 지방정부연합(LGA)을 만들었다. 중앙정부는 LGA를 지방정부의 대표기구로 공식 인정하고 수상과 함께 안보를 제외한 모든 공동 문제를 정례적으로 협의·결정하고 있다.
호주는 1992년부터 지방정부연합(ALGA)을 국정 파트너로 삼고 연방정부 수상과 주정부 수상이 주요 지역 현안을 정기적으로 협의한다.
우리나라도 전국시·도지사협의회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를 비롯해 지방자치 4대 협의체가 있지만 지역 의견을 전달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4대 협의체의 법적 지위를 높여 실질적인 협의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29일 전남 여수에서 '제19대 국회 지방분권 정책 추진을 위한 지방 4대 협의체 공동 성명서'를 채택함에 따라 앞으로 지방정부 간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지방자치 4대 협의체장은 공동 성명에서 ▷지방분권 개헌과 특별법 제정 ▷중앙정부의 사무·기구·인력 지방 이양 ▷기초지방선거 정당 공천제 전면 재검토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국세와 지방세의 합리적 재배분 ▷국회 지방분권특별위원회 설치 ▷영·유아 무상보육비 전액 국고 지원을 요구했다.
이날 공동 성명은 지방자치 4대 협의체가 중앙권력의 양대 축인 입법부와 행정부에 현안 해결을 위해 연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최근 영·유아 무상보육비의 선별적 국고 지원을 검토하는 등 이 협의체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행정구역 넘어선 상생협치를
지방정부 입장에서 대외적인 상생협력의 파트너가 중앙정부라면, 인접 지방정부는 대내적 상생협력의 파트너다.
2004년 12월 출범한 '중부내륙중심권행정협력회(협력회)'는 현재 서울 지하철 3호선에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협력회에 참여 중인 강원도 영월·평창군, 충북 제천시·단양군, 경북 영주시·봉화군은 휴가철을 앞두고 영월 동강축제, 평창 효석문화제, 제천 국제음악영화제, 단양 온달문화축제, 영주 천년고찰 부석사, 봉화 은어축제를 공동 홍보하고 있다. 6개 시·군은 최근 '백두대간 토종 농산물 복원 프로젝트'와 '농·특산물 공공 마케팅' 등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중앙정부에 관련 예산을 공동으로 요청했다.
부산·울산·경남이 지난 5월 광역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개소한 '동남권 광역교통본부'도 상생협력의 한 사례로 꼽힌다. 광역교통본부는 3개 시·도 직원이 함께 근무하면서 동남권 광역교통 종합계획 수립·정책 협의·과제 발굴·연구업무를 수행한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동남권 광역교통본부는 동남권 상생협력의 첫 모델로 의의가 있다"며 "다른 분야로 3개 시·도 간 상생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미국에서는 '지자체 협의체(Council of Governments)'를 두고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특수법인(SD)을 결성하거나 연합 프로그램(JP)을 운영하는 등 지방정부 간 상생협치가 일반화돼 있다. SD는 예산·자치·조세권을 갖고 교육·상하수도·교량·인적자원 개발·대중교통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벌인다. JP는 노인 및 유아복지, 계약을 통한 쓰레기 자원화, 폐수 재처리 시설 등 복지·환경설비의 건설·이용·관리를 연대하고 있다.
영국은 지방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광역적으로 대응하고, 공동사업을 위해 지분참여 형태의 특수법인을 운영한다.
국내에서도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500억~1000억 원 규모의 별도 예산을 확보해 지역 간 연계협력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민주통합당 우윤근(전남 광양·구례) 의원은 지난 9일 '지역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방정부의 '파편 행정'으로 인해 생기는 중복 개발과 낭비를 막고 협력과 상생의 자치를 유도하려는 노력이다.
# 한표환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 "지역현안협의체 구성해 정례적 국정 협의해야"
한표환(사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지난 24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정례적으로 주요 국정 현안을 협의·결정하는 '지역현안협의체' 구성과 복수의 지방정부가 연계협력 사업을 펼 경우 중앙정부가 별도의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연구원에서 가진 공동 인터뷰에서 "기획(중앙정부)과 집행(지방자치단체)의 수직적 관계가 지속되면서 중앙과 지방정부는 협력 관계가 아니라 종속적 관계에 머물러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지방정부들의 내부 협력으로 중앙과 지방정부가 수평적 파트너십·협력체계로 일부 전환되고 있는 점을 주목한다"면서 "협력적 관계를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자치 4대 협의체의 법적 지위를 강화해 (중앙정부와 협의체가)지방자치·예산 배분·주요 정책결정 과정에서 협의하고 합의하는 공생발전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는 대통령의 지방에 대한 인식과 이해 그리고 의지에 의해 지방정책이 결정된다"며 "영국은 지방정부 대표들이 참여하는 지방정부연합(LGA)이 안보 이외의 모든 현안을 중앙정부 수상과 정례적으로 협의하고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방과 중앙정부의 상생협력이 미진한 데 대해 "(분권을 하면) 부처의 조직과 예산이 축소되는 문제와 직결된다. 이렇다 보니 소극적이고 부정적이다"며 "중앙정부 부처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 자치단체가 선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규모를 키우기 위해 인근 자치단체와 같이 사업하자고 제안해도 정치·행정적 이해 때문에 남이 하는 것은 안 한다"며 "(단체장이)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주민과 표를 의식해 연계협력 사업을 안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부 지방행정협의체가 있지만, 자치단체 간 사업추진 주체와 구속력이 없다 보니 성과가 미진하다"면서 "자치단체들이 개별적으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면 잘한다. 하지만 연계협력 사업 아이템 발굴은 잘 안 된다. 이 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치단체들에 돈을 주고 해보라고 하면 자기 돈 안 들이고도 실질적인 효과가 기대돼 상호 협력하려고 한다"면서 "유럽연합(EU)은 국가 간, 지역 간 연계협력 사업이 잘된다. EU 집행위원회에서 지역협력기금을 갖고 지역 간, 국가 간 연계협력 사업을 지원하고, 활성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1984년 전국 시·도가 출연해 만든 지방자치 연구단체이다.
▶참여 언론사: 국제신문, 영남일보, 무등일보, 중부매일, 강원도민일보
공동취재단
선진국의 상생협력 제도 |
구분 |
국가 |
제도 |
기능 |
중앙-지방 간 협력·지원 |
미국 |
PM |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지역현안 정례협의 |
영국 |
LGA |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국내현안 정기협의 |
오스트리아 |
ALGA |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지역현안 정기협의 |
프랑스 |
DATAR |
지역연계사업 심의·평가·지원을 위한 정부조직 |
독일 |
자치단체 연계협력지원 |
공동사업 때 인센티브 제공 |
일본 |
자치단체 연계협력지원 |
지자체 상호협력 법적,재정적 지원 |
지방정부 간 초광역협력 |
미국 |
ABAG |
초광역 도시문제 공동 대응 |
미국 |
COG |
초광역 SOC 연계개발 및 확충 |
영국 |
RDA |
광역경제개발 |
영국 |
JB·JC |
복수 지방정부의 특화발전 계획 추진 |
프랑스 |
콤뮨협력체 |
자치단체 간 시민생활분야 협력 |
독일 |
자치단체연합체 |
자치단체 간 협력사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