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측 심벌(왼쪽)과 박근혜 전 위원장 측 심벌. 연합뉴스

새누리당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선 캠프가 지난 8일 공개한 대선 슬로건과 이모티콘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새누리당 임태희 경선 후보 측과 시민단체가 이날 박 전 위원장 캠프에 '베끼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방을 주고받았다.

임 후보 측은 이날 "박 전 위원장을 상징하는 이모티콘은 임 후보의 이모티콘과 거의 유사하다"며 "우리 캠프는 명함, 봉투 등 모든 공보물에 지난 5월부터 이 이모티콘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후보 측의 로고를 제작한 대학원생(디자이너)은 트위터를 통해 "비슷한 디자인은 있을 수 있지만 같은 경선 후보 간에 이렇게 비슷한 로고가 나올 수 있다니 이해하기 힘듭니다. 씁쓸하고 비통한 심정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박근혜 캠프'의 변추석 미디어홍보본부장이 공개한 이모티콘은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말풍선 안에 '박근혜' 이름의 초성인 'ㅂㄱㅎ'와 '스마일'을 한데 모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임태희 아이콘'은 파란색 배경의 원 내부에 '임태희'의 초성을 따 'ㅇㅌㅎ'을 흰색으로 적었다.

임 후보 측은 "몰랐다면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용중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캠프'의 슬로건인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에 대해서도 시민단체 측이 표절 시비를 제기하면서 사용중지를 요구했다. 시민운동가 출신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해 초 시민운동가들과 함께 만든 시민정치조직의 명칭이 '내가 꿈꾸는 나라'이다. 박근혜 의원이 거의 베끼기 수준으로 나오니 참…"이라고 말했다. '내가 꿈꾸는 나라' 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소중한 가치가 담긴 우리의 이름을 박근혜 캠프에서 무단 사용하는 것을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당장 사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캠프 조윤선 공동 대변인은 "슬로건은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시대정신을 평이한 단어와 문장으로 만드는 것인데 표절 시비는 적절치 않다"며 "또 이모티콘은 이름에 초성을 썼다는 아이디어 말고는 임 후보 측과 같은 게 없지 않으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