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안 통과되면 구청장·군수는 시장이 의회 청문회 거쳐 임명
- 시의원·주민자치회장 등 참여
- 구정협의회가 의회 역할 담당
- 시장 권한 지나치게 비대해져
- 국회 입법과정서 논란 불가피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행개위)가 13일 발표한 기본계획에는 광역시의 자치구·군 단체장을 임명직으로 바꾸고, 의회를 폐지하면서 행정구로 전환하는 내용도 담고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구청장·군수 서울은 선출, 부산은 임명
행개위는 특별·광역시 자치구·군의 지위 및 기능개편 방안으로 특별시의 경우 구청장은 선출하되, 의회는 구성하지 않는 준자치구 형태를 제시했다. 반면 광역시 자치구·군은 민선 구청장·군수와 의회 모두 폐지하는 안을 1순위로, 구청장·군수는 선출하되 의회는 구성하지 않는 특별시와 같은 형식을 2순위로 제안했다. 행개위는 이런 내용을 입법을 담당하고 있는 국회에 최종 선택을 하도록 '공'을 넘겼다.
부산을 비롯한 광역시 자치구·군이 1순위 안으로 개편되면 구청장·군수는 광역시장이 시의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또 그동안 구의회가 맡아온 역할은 구청장·해당 구 지역의 시의원·주민자치회장 등이 참여하는 구정협의회가 대신하게 된다.
임명된 구청장은 예산 편성 요구권과 규칙제정권, 조례발의권 등이 부여되지 않는 등 권한이 제한되고, 구정협의회도 구정에 대한 자문과 건의로 역할이 한정된다. 이 경우 시장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의원을 증원하고 시의회에 구별 지역위원회를 설치, 해당 지역의 예산 심의 등을 담당하도록 했다.
■자치권 후퇴 논란 예고
행개위는 광역시의 자치구·군을 폐지하려는 이유로 행정 낭비를 막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자치권 후퇴'라는 지적도 많아 국회 입법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년 가까이 자치역량을 쌓아온 광역시의 구·군이 행정구로 전환되면 행정효율은 높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구·군민들의 자치욕구를 수용하는 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행개위는 읍·면·동에 설치되는 주민자치회가 구·군민의 풀뿌리 자치권을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공무원들의 영향력 안에서 구성·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행개위는 "통·반장 등이 적극 참여해 직선에 준하는 방식으로 자치위원을 뽑으면 주민 자치기능과 참여를 강화할 수 있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 직접 선출되지 않은 자치위원들이 얼마나 구·군민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일부에서는 광역시 구·군의 의회를 폐지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두도록 한 헌법 118조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행개위는 "117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는 법률로 정한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117조의 규정에 따라 법률 제정을 통해 (광역시의 자치구·군 폐지를) 하기 때문에 위헌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