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검찰이 검찰임을 포기, 진상 파헤치기 앞장서겠다"
- 청와대 "언급할 사항 아냐"

민주통합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고가 매입 의혹에 대해 '선 국정조사, 후 특검'을 요구 중인 가운데 새누리당도 "여야가 비슷한 입장"이라고 밝혀 양측의 합의 가능성이 주목된다. 청와대는 검찰의 관련자 불기소처분이 '면죄부 수사'라는 역풍을 맞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곡동 사저 부지에 대한 검찰 수사 미흡 논란과 관련, "검찰 수사가 미흡할 경우 원칙적으로 특검이 적절한 방책이라는 것이 다른 사례에서도 대부분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그렇게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그는 "이 사안은 여야가 모두 비슷한 입장이기 때문에 원 구성 협상의 조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 원내대변인은 '특검은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내곡동 사저 의혹은 청와대가 연관된 사안이라 공정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에 "(특검을 하게 되면 대통령의) 영향을 받지 않을 사람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추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원내대책회의 브리핑을 통해 "내곡동 사저에 대한 검찰 수사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데 부족하다고 보고 의혹 해소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검찰이기를 포기한 만큼 민주통합당이 스스로 이 문제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이해관계가 '정권심판론'(민주통합당)과 'MB차별화'(새누리당)로 일치해 전격 합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서 특검 또는 국정조사 실시 요구가 높아지면서 청와대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새누리당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 대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에 대해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에 대한 문제점을 부각시켜 역공을 취하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 한 핵심참모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문제이고 과거 어떤 대통령도 이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이런 절차적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권이 이를 바로잡는 계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조사나 특검 문제에 대해 "국회가 할 일인 만큼 우리가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