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박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야는 원 구성이 이뤄지면 자격심사에 본격 착수할 태세다.
새누리당은 31일 민주통합당을 향해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 청구를 공동으로 제출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원 구성이 되면 (이석기 김재연 등에 대한) 논의가 될 것"이라고 이날 한 언론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국회 원 구성이 끝나는 이달 중순께 이들에 대한 국회 차원의 자격심사 절차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두 사람에 대해 저희 당에서 '민주당이 협조해주면 제명 처리할 수 있겠다'라는 요구를 계속했었다"면서 "어제 마침내 박 원내대표께서 정치 9단으로서 훌륭한 판단을 내리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이들이 사퇴하지 않으면 이것(자격심사)이 분명히 실천되도록 계속 박 원내대표께서 노력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실천적 의지를 보여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면서 "그 의지의 표현은 자격심사 청구를 민주당이 우리 새누리당과 공동으로 연명을 해서 제출하고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절차도 협조해 주시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는 국회가 국회의원에게 피선거권 등이 있는지 확인하는 행위로, 국회 상임위원회인 윤리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자격없음'을 의결한다. '자격없음'이 확인된 국회의원은 자격이 박탈된다. 이는 국회 자체 징계인 제명과 같은 효과를 낸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의석을 합치면 자격심사 의결정족수인 200명을 훌쩍 뛰어넘는 277석(새누리 150, 민주 127석)으로, 이·김 의원의 국회 퇴출은 물리적으로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제명은 국회의원이 활동과정과 윤리적 문제가 있을 때 이뤄지는 징계로서 자격심사를 거쳐 의결된 자격없음과는 차이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