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민주통합당의 차기 대표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 대의원 투표장에서 이해찬(왼쪽), 김한길 후보가 다른 후보의 정견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추미애 2위, 이해찬 3위 그쳐
- 金, 누적득표 李에 52표 앞서

- '이-박 담합설' 표심에 반영
- 정책대의원 선정 놓고 잡음

민주통합당 신임 지도부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 순회경선에서 김한길 후보가 압승을 거두면서 1위를 탈환, '김한길 돌풍'의 불씨를 살렸다.

김 후보는 24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순회투표(1인2표 방식)에서 664명의 투표인 가운데 280표를 획득해 200표를 얻는 데 그친 이해찬 후보를 80표 차로 제치며 역전극을 연출했다. 앞선 3차 경선까지 1위를 기록했던 이 후보는 추미애(212표)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4위는 조정식(189표), 5위는 우상호(158), 6위는 강기정(115표), 7위는 이종걸(98표), 8위는 문용식(76표) 후보가 차지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는 누적득표수에서도 1024표를 얻어 972표에 그친 이해찬 후보를 52표 차로 따돌렸다. 지난 광주·전남 경선까지 누적 1위를 달렸던 이 후보의 1위 자리를 재탈환한 셈이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추미애 후보한테도 뒤진 3위를 기록하면서 '이해찬 대세론'은 사실상 소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반면 김 후보는 첫 경선지인 울산에서 압승한 데 이어 광주·전남, 대구·경북에서도 이해찬 후보를 앞서 향후 선거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김 후보의 TK 돌풍은 이 지역 민주화 운동의 대부 격인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의 지원을 받은 데다 '이(이해찬)-박(박지원) 담합'의 주인공인 이 후보에 대한 지역 대의원들의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이날 개표 직후 "당심이 민심을 잘 수용한 결과다. 이 지역은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의 고향으로 대구·경북에서 저를 1위로 만들어 주신 것은 12월 대선에서 박 의원을 꺾어라는 명령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이해찬 후보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까지의 투표 결과 전당대회 초반 판세는 김한길-이해찬 후보의 양강 구도에 추미애 우상호 후보가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새 지도부를 뽑는 과정에서 2600명의 정책대의원 선정을 둘러싸고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당은 이날 2600명의 정책대의원을 두기로 했는데 이 가운데 이해찬 후보와 가까운 문성근 전 대표권한대행의 직속부대 성격인 '국민의명령 100만 민란'에 200명의 대의원을 두기로 결론났다. 이 후보에게 다소 유리해진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해 김한길 후보는 "불공정 시비가 있었는데도 경선 진행 중에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경선룰을 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5일 대전·충남, 26일 경남, 27일 제주 등 전국 시·도당을 순회하며 대의원 현장투표(30% 반영)를 진행한다. 다음 달 5, 6일 실시되는 일반시민과 당원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현장투표(70% 반영)를 합산해 6·9 임시전대에서 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민주통합 대구·경북 대의원  투표 결과 및 합산 순위 (합산)  후보 득표수 (대구경북)  합산 득표수 1 김한길 280 1024 2 이해찬 200 972 3 강기정 115 788 4 추미애 212 683 5 우상호 158 481 6 조정식 190 424 7 이종걸 98 373 8 문용식 76 160 ※합산득표수 = 울산+부산+광주·전남+대구·경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