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강기갑(왼쪽 두 번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상근 목사 등 시민사회단체 원로들로 구성된 희망2013·승리2012원탁회의 회원들에게 진보의 살길에 대해 의견을 묻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재야·시민사회 원로모임인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와의 간담회에서 당 쇄신에 관한 고언을 청취했다.

재야 원로들은 강 비대위원장에게 "더 강하게 혁신의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정미 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1시간 40분가량 진행된 간담회 직후 "원로들은 '통합진보당의 재창당 수준은 이전 문제의 복구가 아니라 진보 전체가 대대적인 혁신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득권을 더 내려놓고 희생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원로들은 혁신 비대위를 격려하고 지지하면서 "국민적 요구는 단순한 봉합이나 내부 정치관계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머뭇거리지 않고 과감하게 쇄신으로 나가는 것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로들이 중앙위 결정을 따르지 않고 비례대표직 사퇴를 거부하는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등을 원로들이 압박했다는 뜻이다.

강 위원장은 이날 원로들에게 "이러한 원탁회의의 뜻을 받아 안아 비대위가 중앙위 결정사항대로 쇄신의 길로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강 위원장은 간담회 모두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국민과 노동자, 농어민들의 절규가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진보정당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막중하고 절박한 시점"이라며 "이런 큰 과제를 앞두고 이렇게 진보정당이 국민 앞에 좋지 못한 모습으로 무너지고 심려를 끼쳐 드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상근 목사, 청화스님, 이수호 민주노총 전 위원장, 박석운 진보연대 대표 등 원탁회의 소속 21명 중 12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