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오병윤(광주 서구을·가운데) 당선자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원 비대위' 발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석기 등 징계 최대한 지연
- 부울경 포섭… 당원대회서 반격
- 집단탈당후 신당창당 가능성도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이 20일 발족한 별도의 비상대책위는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를 구하기 위한 성격을 갖고 있다. 경기동부는 이를 통해 당 공식기구인 혁신 비대위(위원장 강기갑)를 흔들면서 세력을 규합, 우선 두 달 후 당원대회에서 당권 재장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김선동 원내대표' 출범 목표

경기동부는 당원 비대위를 앞세워 이·김 당선자에 대한 징계를 오는 30일 19대 국회 개원 때까지 최대한 늦추면 최대 9명의 당선자(전략공천 당선자 3명 포함)를 자파 의원으로 두게 된다. 이후 원내대표단 선출에서 김선동(전남 순천곡성) 의원을 원내대표로 내세워 강기갑 비대위원장에게 권력 이양을 요구하는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동부가 이날 '당원 비대위'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이석기 비대위'를 발표한 것은 이 연장선에 있다. '혁신 비대위'를 '강기갑 비대위'로 격하시키고 '이석기 비대위'를 이에 대립하는 단체로 보이게 하면서 당과 상반되는 선전전을 펼쳐 반전을 꾀하는 노림수다. 여기에 '강기갑 대 이석기' 간의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 국민적 관심을 분산시키면서 혼동을 준다는 속셈도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동부는 광범위한 밑바닥 훑기도 진행 중이다. 이·김 당선자의 출당 조치에 대해 결사 저항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민족해방계열 당원을 포섭 중이다. 주 타깃이 부산 울산 경남이다. 경기동부는 부울경과 손을 잡으면 수적으로 절반을 넘긴다. 경기동부는 6월 말 또는 7월 초로 예상되는 당원대회에서 이 지역 인사를 내세워 당권 탈환을 노릴 수 있다.

경기동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쇄신파에게 "부정경선 진상보고서가 부풀려졌다고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재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보고서가 부정되면 중앙위 결정, '혁신 비대위' 출범 등을 무효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6석 신당설도 가능한 카드

경기동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들의 마지막 카드는 '집단탈당 후 신당창당'이다. 김미희·김선동 등 4명의 지역구 당선자에다 이·김 당선자가 당의 출당 조치를 받으면 의원직이 유지되면서 6석이 가능하다. 경선을 통하지 않고 전략공천 받은 3명도 자파 당선자들이지만 출당 대상이 아니어서 합류가 어렵다. 탈당하면 의원직을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6석의 정당은 올해 3분기에 4억9000만 원의 국고보조금을 받는다. 올 대선 때에는 분기별 보조금의 4배인 19억6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통합진보당(13석)의 올해 3분기 보조금은 7억 원인데 6석 신당의 보조금도 적지 않다. 최악의 경우 '신당 카드'를 뽑아들 수 있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