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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진보당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이 19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경선의 부정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 역량미달 업체와 수의계약
- 온라인 투표 데이터 조작
- 투표인 수 용지 불일치 등
- 현장투표서도 전방위 부정
- 조사위, 행위 주체는 안밝혀
- 옛 참여당 등 비당권파 반발
4·11총선을 앞두고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진보신당 탈당파가 지난해 12월 통합·출범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경선(지난 3월 14~18일) 때 온·오프라인 투표에서 독재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다양한 부정행위가 저질러져 충격을 주고 있다.
■'부정·부실 덩어리'
통합진보당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의 2일 발표에 따르면, 당은 4·11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선출 경선에서 이를 관리할 적절한 능력이 없는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또 온라인 투표 도중에 프로그램 데이터를 수정했다.
지난달 18일 당 홈페이지에 비례대표 부정 선거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청호 부산 금정구의원은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 측 인사가 온라인 투표 및 개표 관리를 주로 맡았다. 이들은 민주노동당 시절 10년 이상 온라인 투표를 맡았던 업체에 이번 경선을 위한 시스템 관리를 위탁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투표에서 관리업체가 시스템을 수정하기 위해 네 차례에 걸쳐 (투표 결과를 알 수 있는) 소스코드를 열어본 사실도 확인됐다. 이는 투표 도중에 투표함을 여는 것과 같은 일이다. 기표오류를 수반한 결함도 발생해 투표를 중단하고 투표 데이터를 수정했고, 동일한 인터넷주소(IP)에서 여러 명이 투표를 한 사실도 드러나 대리투표 등의 부정 의혹도 불거졌다.
현장투표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부정선거 흔적이 발견됐다. 투표마감 시간 이후에 당원이 아니거나 선거인 명부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 '유령 투표'했다는 것이다.
앞서 통합진보당은 지난 3월 18일 개표 직후,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 4개 항이던 투표함 무효 조항을 2개 항으로 줄였다. 투표인 수와 투표용지가 불일치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현장 투표소의 투표함만 무효로 처리하고자 했던 것이다. 개정 이전 규정을 적용하면 무효가 되는 투표함 일부가 유효로 바뀌는 규정 변경이었던 셈이다.
독재정권이 권력으로 압박하고 금품을 살포하면서 투·개표를 조작했다면,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 측 인사들은 자기 계파 인사의 당선을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당 내부를 잘 아는 한 인사는 "경기동부연합 측은 민주주의를 다수결로 착각하고 있고 온갖 수단을 통해 세 확산을 해왔다"고 말했다.
■행위주체 없는 진상조사 발표
조 위원장은 이날 '누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부정행위를 했다는 점은 밝히지 않았다. 부정선거가 아닌 부실선거였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무당파인 조 위원장은 '부실'이라는 단어 옆에 '부정선거'라는 점을 끼워 넣었다. 비난 여론을 무마하려 했던 것이다.
옛 참여당 측을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는 이날 발표에 대해 구체적 행위가 적시돼야 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오옥만 제주도당 위원장은 "부정선거는 국민을 속인 것과 다를 바 없기에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남은 구체적 의혹들도 명명백백하게 가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이번 경선 온라인 투표에서 여성 1위를 차지했으나 현장투표가 끝난 뒤 9번으로 배치됐다.
참여연대도 이날 성명에서 "뭉뚱그려 '부실, 부정 선거'라고 할 것이 아니라, 사무총국이 왜 온라인 투표 시스템의 프로그램을 수정했는지, 누가 지시했는지, 온라인 대리투표를 조직한 사람은 누구인지, 현장투표에서 명부에 등재되지 않은 인사들의 투표를 조직한 사람이 있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뿌리를 파헤치지 않고 몇몇 사무관계자가 사퇴하고 공동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양새로는 의문을 합리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도 이날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과 관련 "진보당 비례대표후보 선거부정 소식을 들으니, 일부의 의식과 행태가 '현대화' 이전에 '근대화'가 안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질타했다.
통합진보당 '선거 부정' 대표적 사례 |
- 온라인 투표 때 관리업체가 시스템 수정을 위해 네 차례 소스코드(투표 결과 확인 가능)를 열어봄 |
- 기표오류를 수반한 결함이 발생해 투표를 중단하고 투표 데이터를 수정함 |
- 동일한 IP에서 여러 명이 투표하거나 대리투표 의혹이 나타남 |
- 온라인 투표 관리능력이 없는 업체와 수의계약 |
- 선거관리위원이 아닌 사무총국 직원의 임의적 판단과 지시로 프로그램과 데이터 수정 |
- 투표마감 시간 이후 당원이 아닌 자나 선거인명부 미등록자가 현장투표 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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