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은 1일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시행사인 '파이시티' 비리사건으로 구속되자 불법 대선자금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권재진 법무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이 사건이 최 전 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 등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으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등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받는 권 장관이 있는 한 검찰 수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압박한 것이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인터넷에 보면 파이시티 비리게이트란 자기들이 좋아하는 '부패'라는 요리를 놓고 MB측근들이 총동원돼 '뷔페'식 파티를 벌인 것이라는 글들이 전파되고 이러한 국민의 인식이 있다"면서 "이를 제대로 파헤치기 위해서라도 권 법무장관을 즉시 해임하고, 이 대통령이 직접 파이시티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의견을 얘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영민 수석부대표는 최 전 위원장 외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 전 차관, 이 의원,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이종찬 전 민정수석,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등을 거론한 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는 한마디로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의 핵심 실세와 측근 전체가 가담한 매머드급 권력형 비리게이트"라고 공격했다.

청와대와 여당인 새누리당은 '침묵'했다. 검찰이 2일 박 전 차관을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2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로 소환하고, 이 의원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최 전 위원장 구속이라는 '중간 과정'에서 일일이 대응할 경우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