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회의 철저히 비공개 진행
- 의결정족수 채우지 못하자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강행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행개위)가 광역시의 기초단체장을 임명직 관선으로 바꾸고 기초의회를 폐지하는 등의 행정체제 개편안을 의결, 심의·의결 과정에서 지역민의 의사가 철저히 배제됐다. 강현욱 행개위 위원장은 특히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일부 안건에 대해 밀어붙이기식으로 의결을 강행해 이명박 정부의 중앙집권적 정책 기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행개위는 지방행정체제와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다룬 지난 13일 본회의를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했다. 의결내용도 함구로 일관하다가 일부 위원이 언론에 알리면서 뒤늦게 공개됐다.
행개위가 행정개편의 이해당사자인 지역민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할 사안을 비밀리에 처리한 이유는 떳떳하지 못한 심의·의결 과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행개위의 실무를 담당하는 개편지원단(단장 이인화)이 중앙부처인 행정자치부 파견직원들로 채워져 지역특성은 무시한 채 행정효율만을 내세운 중앙의 논리를 밀어붙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장 서울의 경우 '수도라는 특수성을 인정한다'면서 구의회는 폐지하되, 구청장을 민선으로 선출하도록 하면서도 6개 광역시의 경우 구의회 폐지는 물론 구청장을 관선으로 임명토록 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서울의 경우 민선 구청장을 선출할 수 있는 시민적 역량을 인정하는 반면 6개 광역시는 구시대적 관선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개위가 과소자치구 기준 설정안을 처리하는 과정은 한마디로 강 위원장의 '원맨쇼'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중구와 동구, 수영구와 연제구, 대구 중구와 남구, 인천 동구와 중구, 서울 중구와 종로구를 합치는 안에 대해서 참석위원(22명) 가운데 과반수(11명)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하고 8명만이 찬성했는데도 강 위원장이 "다수 대안을 선택하겠다"며 의결을 강행했다. 이는 재적위원(27명) 과반수 참석에 참석위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한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법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행개위의 시·군·구 통합 여론조사 대상지역 선정안은 지역여론 무시의 극치를 보여준다. 경북 안동·예천, 충북 홍성·예산, 전남 여수·순천·광양은 국가차원에서 필요하다면서 지역민 여론조사조차 실시하지 않고 통합하기로 의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