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가 서울을 제외한 6개 광역시 구청장·군수를 관선(임명제)으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편안을 의결하자 부산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이 풀뿌리 민주주의 말살 정책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 13일 제13차 본회의를 열어 ▷6개 광역시 기초단체장(49명) 관선제 ▷서울시와 6개 광역시의 기초의회(74곳) 폐지 ▷부산 중·동구, 수영·연제구 등 총 10개 자치구 통합 등을 담은 개편안을 표결을 통해 의결했다. 위원회는 의결 근거로 ▷기초자치단체의 반발로 광역시의 종합행정계획 실천 애로 ▷기초의회의 독자적인 과세권 등으로 기초자치단체 간 재정 격차 심화 ▷행정비용 과다 등을 들었다. 이 안은 2014년 지방선거부터 적용토록 돼 있다. 위원회는 오는 6월 대통령 및 국회 보고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안건을 처리했다.
하지만 유독 서울만 빼고 광역시 기초자치단체장의 관선화와 기초의회 폐지 방침을 밀어붙이면서 해당 자치단체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배덕광 해운대구청장(부산시 구청장·군수협의회 회장)은 의결 내용에 대해 "20년간 뿌리내려온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특히 서울을 제외한 6개 광역시 기초단체장의 관선화 시도는 수도권 중심주의의 발상으로 개탄할 만한 일이다"고 비난했다. 배 구청장은 "중앙정부 차원의 시대 역행적 지방 말살 정책에 대응해 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위원회가 전격적으로 이 안건을 처리했지만 실제 19대 국회에서의 입법화 전망은 불투명하다. 4·11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반드시 주민 의사를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 이인규 사무처장은 "부산지역 총선 당선자 18명 중 14명이 공개질의서 답변을 통해 지방행정체제 개편 때 주민 의사가 우선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여야 정치권도 주민 의사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공문을 보내왔기 때문에 함부로 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