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에서 7(친이명박·비박근혜) 대 10(친박근혜)이던 부산 여권 지도가 4·11총선 결과 4 대 12로 변해 친박계의 '부산 장악'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김무성(남구을) 의원이 불출마했지만 상당한 역할을 한 점을 고려하면 '부산 권력'을 놓고 당분간 '친박 대 김무성'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친박, 부산 여권 장악… 김무성 견제

새누리당 부산 당선자 16명 가운데 정의화(5선·중동구) 김정훈(3선·남구갑) 박민식(2선·북강서갑) 김희정(2선·연제) 당선자를 제외한 12명은 모두 친박계로 분류된다. 18대 총선에 비해 친이계는 대폭 줄었고, 친박계는 세력을 확대했다. 중앙과 지역의 주도권이 모두 친박계로 넘어오면서 친박은 일단 부산 정치권의 새 주류가 됐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부산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서병수(4선·해운대기장갑) 당선자가 '좌장'으로서의 '입지 굳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부산시당위원장을 맡아 이번 총선을 치러낸 유기준(3선·서구) 당선자의 영향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진복(2선·동래) 당선자는 19대 국회 첫 부산시당위원장을 맡아 친박 초·재선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원을 맡은 김세연(2선·금정) 당선자는 지역과는 거리를 두면서 중앙 무대 활동에 더 비중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친박계가 '부산 권력'을 쥐게 됐지만, 김무성 의원이 초선과의 연대로 강력한 견제자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신인들이 출마한 부산진갑·을(나성린·이헌승) 사상(손수조) 사하갑(문대성) 북강서을(김도읍) 등에서 여당 후보를 전폭 지원했다. 19대 국회에서 '김무성-초선' 연대 부상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친이계는 당분간 낮은 자세를 유지하겠지만, 김정훈 당선자 중심의 세력화로 친박계와 전략적 협력과 긴장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의화 당선자는 국회의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커 지역 정가와는 다소 거리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유대 느슨·초선 낮은 경쟁력 약점

서병수 당선자를 중심으로 한 친박계의 부산판 장악은 불가피해졌지만, '절대 힘'을 갖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우선 구심점인 서 당선자의 총선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병수 공천'이라는 시각에 대한 부담으로 선거 때는 시당 선대위 뒤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또 친박 현역인 유기준·이진복·김세연 당선자의 선거구는 격전지가 아니었고, 이들은 자력으로 선거를 치렀다. 이들과 서 당선자와의 유대는 기능적 협력 관계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부 친박 초·재선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도 친박계로서는 부담이다. 유재중(수영·성추문 의혹) 문대성(사하갑·논문표절 의혹) 이재균(영도·금품 제공 의혹) 당선자 등이 각종 의혹에 휘말려 있다. 사실관계가 명백해질 때까지 사실상 '식물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