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 표심따라 울고 웃을듯
4·11총선 여론조사가 쏟아지면서 낙동강벨트의 승패가 '숨은 표(票)'에 달렸다는 분석이 높아지고 있다. 오차범위 내 접전은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여론조사에선 응답을 거부하는 부동층 속의 숨은 표는 선거 예측을 빗나가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오차범위 ±4.4%포인트 이내의 초접전을 보이는 부산 선거구는 북강서을·사하갑·부산진갑 3곳이다. 경남에선 거제·진주갑·창원의창·창원성산·양산과 김해갑·을 7곳이 초박빙 판세로 분류된다. 특히 북강서을과 부산진갑은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 정도로 대혼전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선 일반적으로 야권 성향의 유권자 중 숨은 표가 5~10% 있다고 본다. 리얼미터 신우섭 팀장은 3일 "여당보다 야당 지지자들이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기술의 한계가 숨은 표를 양산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국 246개 선거구별로 실시되는 총선에선 휴대전화를 활용한 여론조사가 어려운 탓에 야권 성향이 강한 2030세대 표심을 정확히 읽기 힘들다. 신 팀장은 "부산·경남에선 여당의 숨은 표도 존재한다.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여당 후보가 여론조사 예측보다 더 큰 격차로 야당 후보를 이긴 적도 많다"고 덧붙였다.
2010년 부산시장 선거는 야권의 숨은 표가 모습을 드러낸 사례다. 당시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김정길 후보를 12~22%포인트 앞섰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10.8%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반면 지난해 부산 동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선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와 민주당 이해성 후보가 5~8% 포인트 차 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가 나왔으나 실제론 정 후보가 14.49%포인트 차로 이겼다.
정치권도 숨은 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부산진갑의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는 "야당의 숨은 표를 5~7%로 추정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영춘 후보가 최근 국제신문 여론조사 지지율(28.2%)보다 7%포인트 높은 35%까지 득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영춘 후보 측은 "야권의 주요한 숨은 표가 2030세대라면, 여당의 숨은 표는 부동층으로 남아있던 보수층이 위기를 느끼고 결집하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동의대 김순은(행정학과) 교수는 "높은 등록금과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이 정치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있다. 부산에서도 지역구도가 약화되고 있어 여론조사에서 중립 또는 무응답층이 실제 투표에선 야권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