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노조 조합원들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회의장에서 저축은행특별법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헌법 위배 없는지 검토해야"…與 비대위도 "포퓰리즘 법안"
- "책임 있으니 보상 하라는 것"…허태열 문재인 등 처리 추진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국회 법사위에 넘어가 있는 저축은행 피해구제특별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 법안 처리를 추진해온 부산 의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특히 새누리당 비대위에서도 이 법안에 대해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다 법사위원 대다수도 유보적인 입장이어서 법사위 통과조차 불투명한 상황에 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를 통해 "저축은행 구제 특별법 등 불합리한 법안에 대해서는 입법 단계부터 각 부처가 적극 대처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해당 법안들이 헌법에 위배되는 측면은 없는지, 입법화됐을 때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 등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를 해서 적극 대응해 달라"며 입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 "아직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한게 아니지 않느냐"면서도 "국민이 잘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밝혀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게다가 새누리당 비대위도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가 여야 합의로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들에게 법이 정한 5000만 원 이상의 손해를 국민세금으로 배상해주는 이 법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강하게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구제를 위해 이 법안을 추진한 부산 의원들은 총선 악영향을 우려, 대책마련에 나섰다. 유기준 새누리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16일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를 위해 상임위별로 의원들을 배치해 다른 지역 의원들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당 허태열 국회 정무위원장은 "정부책임이 없다면 이번 법안은 포퓰리즘이지만 정부 책임이 있는 만큼 보상하라는 것이 어떻게 포퓰리즘이냐"고 반박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도 "문제의 핵심은 정부 감독의 잘못을 인정하느냐 아니냐다"라면서 "정부도 관리·감독의 잘못을 인정한 바 있다"며 법안 처리에 가세했다.

국회 법사위원 가운데 민주당 소속 우윤근 위원장만이 이 법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보였고, 나머지 대다수는 반대 또는 유보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저축은행 피해자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구제받지 못하면 도대체 누가 구제를 받아야 하느냐"면서 "정부 스스로가 잘못을 인정한 부분에 대해 국회가 구제방안을 마련한 것이 왜 포퓰리즘이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