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외신 기자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관련 뉴스를 보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신화통신·인민일보 인터넷판, 김정은 참배모습 머릿기사로
- 환구시보 "우호관계 강화로 중국 전략적 주도권 잡아야"
- 장성택: 김정은 고모부·국방위 부위원장

중국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부쩍 부각시키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20일 김 위원장 사망사실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그의 삼남인 김정은에 초점을 맞췄다.

■조전 통해 '김정은 체제' 공식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1면 머릿기사로 다룬 20일 자 중국 신문들.

관영 신화통신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인터넷판에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당, 국가, 인민군 지도자들을 '인솔'하고 부친인 김 위원장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참배했다고 머릿기사로 전했다. 두 매체는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시신이 투명 유리관에 붉은 천으로 안치돼 있다고 소개하면서 김정은 부위원장이 당·정·군 인사들의 맨 앞에서 비통한 표정으로 참배했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는 앞서 전날 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무원 이름으로 북한에 보낸 조전이 공개되자 이를 수 시간 동안 머리기사로 실었으며 김 위원장의 모습을 모두 흑백사진으로만 채워 조문 분위기를 갖췄다.

조전은 "우리는 조선(북한) 인민들이 노동당을 중심으로 단결해 김정은 동지의 영도하에 슬픔을 힘으로 전환해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과 한반도의 장기적인 평화를 건설하기 위해 전진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혀 '김정은 지도체제'를 언급했다.

중국은 북한이 2009년 1월부터 후계자 김정은의 정치적 지도체제 구축에 나선 데 이어 2010년 9월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임명해 사실상 2인자로 등장했음에도 공식적인 인정을 삼가왔으나 이번 조전을 통해 김정은 체제를 인정했다.

■"중국이 외풍 막아 줘야" 주장

이런 가운데 중국의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가 20일 "중국이 과도기의 북한에 믿을 만한 지지 국가가 돼야 하며 외풍을 막아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국제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중국이 명확한 태도를 보여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북한이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일부 국가가 북한의 권력 교체를 지역 전략구조 변화의 계기로 삼고있는 데 반해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아직 젊고 북한이 작은 나라여서 외부의 압력을 감수하고 선택의 자유를 보장받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런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북한 핵 문제로 중국이 고생은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북중 우호관계를 공고하게 유지하는 게 중국으로선 동북아는 물론 동아시아 전체에서 전략적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했다.

환구시보는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이라는 상황에 직면해 다른 나라들이 북중 협력관계를 흔드는 걸 내버려둔다면 중국의 이전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다"면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하면 국익을 해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북한의 내정에 간섭해선 안 되지만, 그래도 중국이 북한에 가장 영향력 있는 대국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환구시보는 이와 함께 "중국이 북한의 혼란에 반대하는 태도를 분명히 밝히면서 안정적인 정권교체를 지지해야 북한과 다른 주변국과의 마찰 가능성이 작아진다"며 "북중 우호는 동북아 안정을 유지하는 초석"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을 "위대한 계승자"라고 표현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