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전 대통령 유족 측과 현대그룹 방북조문은 허용
정부는 20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대신에 북한 주민에게 직접 위로의 뜻을 전하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 측과 고 정몽헌 전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측의 방북조문을 허용하기로 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결정된 이 같은 내용의 '정부 담화문'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했다. 정부는 담화문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 "북한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남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 차원의 조의(弔意) 표시 여부를 놓고 '남남 갈등'이 유발될 조짐을 보이자, 북한 지도층이 아닌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위로의 뜻을 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한 정권과 주민들을 분리한 정책 기조를 펼쳐왔다"면서 "이번 담화문에서도 이 같은 뜻이 내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또 "정부는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면서 "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 대하여 북측의 조문에 대한 답례로 방북 조문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정부는 북한이 애도 기간에 있는 점을 감안해 12월 23일로 예정된 전방지역 성탄트리 점등을 올해는 유보하도록 종교계에 권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정부는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한반도 평화가 흔들리지 않도록 우방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상황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은 비상경계태세를 유지하면서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아직까지 북한에 어떤 이상징후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