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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북미 대화 차질… 한반도 정세 안갯속으로

정부 외교·안보 대책은

  •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   입력 : 2011-12-19 21:31:57
  •  |   본지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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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자회담 재개 움직임도 영향, 北 도발 가능성 낮지만 대비
- 미국·중국과 긴밀한 공조로 북한체제 안정화에 기여해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함에 따라 북·미 및 남·북 관계 등 한반도 정세가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남북 관계의 흐름과 북핵과 관련된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 등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및 국제 정세는 불확실하고도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북미대화·6자회담 올스톱

   
북한 인민군 병사들이 지난해 9월 9일 평양 시내 중앙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공화국 창건 63주년 기념식에 참가해 군사행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오는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 3차 대화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9일 "김 위원장의 사망에 따라 북미 대화는 현실적으로 열리기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관련국들이 모색해 온 북핵 6자회담 재개 움직임도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1994년 7월과 8월 북미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3단계 북미회담을 개최했으나 회담 개최 당일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면서 하루 만에 회담이 중단됐고 3개월이 지나서야 재개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중·일·러 등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의 외교적 대응 움직임이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안정적 관리가 시도될 수 있지만 북한의 내부 상황과 이들 강대국의 전략적 이해에 따라 북한을 놓고 치열한 이해각축을 벌일 여지도 남아 있다. 한국 정부로서도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긴밀한 외교적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취임 이후 조심스럽게 대화가 모색되던 남북 관계 역시 김위원장의 사망 여파로 당분간 중단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도발 가능성은 낮아

김 위원장을 대신할 김정은 후계 체제가 안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변 사태를 맞은 북한은 당분간 권력 공백기에 들어서고, 극도의 권력 암투를 벌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군부 동요 등 돌출 변수에 따라 남북 정세 및 한반도 주변의 긴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도자를 잃은 북한이 즉각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미연합사령부가 대북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과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 등을 격상시키지 않기로 한 것도 이같은 분석과 맞닿아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이 북한체제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중차대한 사건임에는 분명하지만 무력도발을 감행할 경우 체제붕괴로 이어지거나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당분간 김정은 후계체제를 확립하고 내부결속을 다지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이후 국제적 고립을 당해본 경험이 있는 북한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중국 역시 북한의 무력도발을 지지하는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이다.

그러나 내년 4월 이후에는 상황이 달리질 수 있어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북한대학원대학교 류길재 교수는 "지도자가 죽었기 때문에 북한이 당장 도발하기는 어렵다. 내년 3월 말 남측에서 핵안보정상회의가 있고 북측은 4월께 강성대국 선포 등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도발을 한다면 그 시점이 지나서 일 것이다. 북미 회담이 재개되고 북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년 4월 이후에는 북측의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계 호전의 기회가 될 수도

정부 내에서는 그동안 3차 남북 정상회담을 물밑 추진하려는 기류도 있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994년 7월 8일 고 김일성 주석의 사망 당시 남측의 조문파동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남측이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남북 관계 호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는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은 "우리 정부는 미국, 중국과 공조해서 북한 안정화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만약 굉장히 큰 문제가 나오면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김정은 보좌 세력 간에 권력투쟁이 발생할 수 있어 북한은 향후 몇 년 동안 내부적으로 체제 정비를 하면서 움츠러들 수 있다"면서 "남북 관계는 한국이 주도하고 북한은 그에 반응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남북 관계는 북한 상황과 관계없이 우리 정부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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