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부산 동구 수정동 부산일보 강당에서 부산시와 부산발전연구원 주최로 시·구·군 통합기준에 대한 공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단 6개월만에 기준 공포…지방, 대책없이 끌려다녀 "
- 정부의 통합 인센티브에 여론왜곡 가능성 우려도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의 시·군·구 통합기준에 관한 부산지역 토론회가 15일 열렸다. 이날 오전 부산일보사 대강당에서 부산시와 부산발전연구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부산시의회 권영대 기획재경위원장은 "정부는 6개월 만에 통합기준을 작성·공포하는 등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고, 지방은 대책 없이 정부안에 끌려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하기 위해 광역단위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의대 박영강(행정학) 교수는 "자치구의 경우 중앙정부의 정책보다 광역자치단체의 의지가 보다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개편과정에서 광역단체의 역할이 배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성대 배준구(행정학) 교수는 외국의 자치구 개편 사례를 들면서 시·군과 대도시 자치구의 차별적 접근을 주문했다. 배 교수는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마르세이유·리옹, 미국 뉴욕 등 대도시의 특성을 고려해 준자치구제(구청장을 구의원 중 선출하거나 구의회 없이 구청장 직선)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독일 베를린시 트렙토우(Treptow)구와 코페닉(Kopenick)구가 통합한 이후 명칭을 트렙코페닉 구로 한 것처럼 부산에서도 중구와 동구를 통폐합할 경우 중·동구로 하자고 제안했다.

통합에 따른 정부의 인센티브도 도마에 올랐다. 부산경실련 차진구 사무처장은 "통합이 정부 권고 형태로 이뤄지면 인센티브만 보고 통합을 추진하고자 하는 여론 왜곡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통합에 따른 장·단점을 정확하게 알려서 주민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의회 최형욱 지방분권특위 위원장은 "기초자치단체 통합을 유도하는 특례규정은 재정 낭비를 가져오고 통합 효과를 반감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부산대 강재호(행정학) 교수 등은 통합 이전에 시·군·구별 특별교부세 50억 원 지원과 같은 통합 지자체에 대한 특례는 효과적인 유인책으로 작용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