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부실 대처도 뒷말
'국가 백년대계'인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중앙정부 주도로 졸속 추진되는 데도 부산시는 사실상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부산시의회에서 제기됐다.
개편위원회의 지방 의견수렴 과정이 형식적이고, 부산시 또한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수렴과 자체 방안 마련 없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의회 권영대(해운대구2·재선·사진) 시의원은 12일 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시의 적극적인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권 의원은 "특별법에 따라 올해 2월 지방행정체제 개편위원회가 출범했으나 개편위 전체 위원(27명) 중 18명(70%)이 중앙정부·정치권 추천인사여서 지방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개편위가 지난 9월 시·군·구(기초단체) 통합기준 발표에 앞서 인구 1300만 명인 영남권(5개 시·도)에서는 단 한 차례 토론회를 개최할 정도로 졸속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편위가 공표한 통합기준도 '인구 또는 면적이 과소하다고 느끼는 경우' 등과 같이 뜬구름 잡는 식의 추상적 기준이라고 비판했다.
개편위 추진 일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통합기준에 따른 통합건의안을 만들어 올 연말까지 개편위에 내도록 돼 있다. 이어 개편위는 내년 6월 말까지 시·군·구 통합방안과 특별·광역시의 자치구·군 개편 방안을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처럼 일정이 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부산시는 현재까지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한 공청회나 여론조사 등 시민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한 실적이 한 번도 없고, 자체 방안도 마련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시 담당 국장은 이날 답변에서 "그동안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연구를 나름대로 진행해 왔다. 이달 말에 시민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지금쯤 부산시 안이 나와 있어야 적절한 대응이 되지 않겠느냐. 연말까지 통합건의안을 제출하려면 2개월 밖에 없는데, 이렇게 짧은 기간에 제대로 된 방안이 나올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특히 권 의원은 "해외 사례를 볼 때 지방자치단체의 광역화가 대세인데도 우리나라의 행정체제 개편특별법은 광역단체를 제외한 기초단체 통합만으로 제한돼 있어 광역화 추세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허남식 시장은 답변을 통해 행정구역 광역화에 동의하면서도 "부산 중심으로 광역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부산 울산 경남의 광역단체 단위의 통합에는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