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무분별한 수도권 팽창을 규제하는 내용의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하고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새 수도권 관리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들어 지속돼온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임기말에 접어들면서 더욱 노골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26일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현기환(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를 통해 '대도시 인구 집중에 대한 인식평가를 통한 수도권정책방향 연구'라는 연구용역을 지난 1월부터 진행해 왔다. 최근 나온 용역보고서는 '수도권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낮으며, 해외 대도시권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규제를 골자로 한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하고 (가칭)수도권 계획관리법 제정과 수도권 관리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국토부가 내세우는 '수도권의 규제 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의 동시 추진'이라는 용역의 명분과는 달리 결국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한 논리개발용임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이뿐 아니라 올해 들어 이뤄진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수도권 규제 완화 의도는 노골적이다. 지난 1월 수도권 과밀 억제를 수도권 경쟁력 강화 및 계획적 성장관리로 수정한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 계획'(2011~2020년)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또 4월에는 수도권 첨단업종 허용을 담은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시행규칙' 개정안도 공고했다.
정부의 방침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수도권 의원들의 입법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나라당 이학재(인천) 의원은 수도권 공항·항만구역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차명진(경기 부천시) 의원도 현재 규제 위주의 수도권 관리를 계획적 관리로 전환할 것을 국토해양부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지방 주민들은 "수도권 규제 완화는 지방의 경제기반을 빼앗고 지방의 중앙정부에 대한 종속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현 의원은 "정부의 이번 용역은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폐기해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선 지방발전, 후 수도권규제 완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