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과 가까운 '낙하산 인사'들이 한국전력 및 그 관계사에 주요 임원으로 포진한 것과 이로 인한 직원들의 사기 저하, 기강 해이가 9·15 대규모 정전 사태를 야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지식경제부로부터 제출받아 1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의 상임이사 7명 중 5명이 대구·경북 출신(4명)이거나 한나라당 출신(1명)이다.
올해 초부터 한전 상임감사로 재직 중인 한대수(67) 씨는 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 및 제2사무부총장을 지냈다. 김중겸 한전 신임 대표이사 역시 '대구·경북-고려대-현대건설'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3중 인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력거래소 등 한전의 11개 자회사 경영진과 감사 22명 가운데 17명이 한나라당·현대·대통령직인수위·대구 경북 및 고려대 출신이어서 정실·보은인사라는 지적이다. 자회사 임원 22명의 출신 고교를 보면 8명이 대구·경북이고, 강원·제주도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특히 한전 본사, 전력거래소 등 11개 자회사의 감사 12명 전원이 '한나라당, 인수위, 청와대, 현대' 출신이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감사 11명은 정치권 출신이어서 전문성이 떨어지고, 경영 감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지역 편중 낙하산 인사가 전력공급라인 실무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린 점이 9·15 정전대란의 근본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전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절차를 통과한 김 신임 대표이사는 최중경 지경부 장관의 제청과 청와대 재가를 거쳐 17일부터 공식 집무를 시작했다. 지경부는 김 대표이사 임명을 서둘러 처리한 것은 한전 사장 공백 상태가 지난 15일 발생한 정전 사태 수습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