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젯밤 집 찾아와 쫓아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6일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열린 서울당협위원장 조찬간담회 중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6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즉각 사퇴에 대해 "다시는 안 본다" "오늘로 끝"이라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당의 극구 만류에도 불구, 사퇴를 강행한 데 대한 배신감의 표출이다. 이 때문에 홍 대표는 취임 2개월여 만에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0·26 보선에서 패할 경우 필연적으로 책임론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오세훈은 이벤트로 출발해 이벤트로 끝났다. 오세훈은 오늘로 끝"이라며 거세게 비난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홍 대표는 "주민투표 당일 '사퇴하되 잔무와 국정감사를 마친뒤 하겠다'고 밝혔으면 애초 사퇴시기가 논란이 되지도 않았을 텐데 미적거리다가 당이 자기 바짓가랑이를 잡는 모습을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또 홍 대표는 "오시장은 내게 (10월 초 사퇴를) 세 번이나 약속했고, 정두언 의원과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 서울지역 의원 몇 사람에게까지 약속을 했다"며 "그렇게 하고도 사퇴하다니 이건 당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조찬간담회에서도 "어젯밤 10시쯤 오 시장이 집으로 찾아왔기에 쫓아내면서 '앞으로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홍 대표는 오 시장의 즉각 사퇴 방침을 전해듣고 "오 시장한테 세 번 농락당했다"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주민투표를 강행한 것 ▷주민투표율과 시장직을 연계한 것 ▷10월 초 사퇴 약속을 번복하고 즉각사퇴를 결행한 것 등을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