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비전 보고서에 복지 확대
- 통일·외교 정책 보완도 제기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비전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성린 의원이 19일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나 의원은 비전위원회가 지난 1년간 마련한 '한나라당 뉴비전'을 발표하는 공청회를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들은 '당장 선진국이 안 돼도 좋다, 좀 천천히 가더라도 같이 가자'고 한다"며 "사실 그렇게 하면 선진국이 되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목표를 수정해 선도 중진국으로 가는 것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한나라당 정책 같으면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쪽으로 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경제위기가 빈발하니까 국민들한테 안 먹힌다. 국민들이 함께 천천히 가자고 하는데 도리가 없다"며 당 정책기조 전환의 배경을 설명했다.
나 의원은 '국민들이 잘 몰라서 그렇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학자로서는 그렇다는 것"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나 의원은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경제학 교수 출신이다.
실제로 이날 한나라당의 '뉴비전'에는 경제성장보다 복지확대에 방점을 찍은 '좌클릭' 정책들이 눈에 띄었다.
뉴비전 보고서는 '평생안심복지제도' 구축의 일환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 해소 ▷빈곤 아동수당 도입 ▷비정규직 및 저소득 근로자 4대 보험료 감면 ▷기초노령연금 내실화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특히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0~5세 영유아의 보육 및 교육을 국가가 완전히 책임지고, 고등학교까지 무상의무교육을 확대하는 정책도 담겨있다.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현재 GDP의 5.6%인 사회보장 부담률을 10%로 확대하고 조세 부담률도 9%에서 20%로 늘린다는 계획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또 한나라당이 다소 취약했던 통일·외교분야의 정책 추진을 적극 보완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나 의원은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비전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한 '선진화'였는데 이번에는 '선진복지국가'로 '복지'가 들어갔다"며 정책기조의 변화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최근 급격한 이념지형의 변화를 볼 때 한나라당의 보수적인 이념으로는 내년 총선·대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고민이 많았다"며 "보수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중도로 외연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