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홍준표(앞열 오른쪽)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권재진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임명 건과 관련해 긴급 의원총회를 갖고 있다.

- 야권 "최악 코드인사" 거센 반발

권재진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발탁을 놓고 벌어진 여권 내 갈등은 결국 한나라당이 인선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다소 싱겁게 마무리됐다.

대통령 인사권에 맞서 쇄신파 의원들이 공식 지명 전에 의원총회를 요구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지만 정작 15일 의총에서는 다수의 의원들이 인선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쇄신파들의 반란은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이날 의총의 전체 발언자 13명 중 반대 발언은 남경필 정두언 정태근 주광덕 의원 등 4명에 불과해 반대론은 급속히 힘을 잃었다.

찬성론자들은 이번 사안과 관련, "대통령의 인사권 문제인 데다 인사청문 절차까지 남아있는데 인사 관련 사항을 굳이 의총의 주제로 삼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김진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 도중에 법무부장관 내정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 이용우 기자

의총 시작 직후 홍준표 대표의 발언도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 홍 대표는 "민정수석이 독립된 감사권이나 수사권을 가진 감사원장·검찰총장으로 가는 건 부적절하지만, 법무장관은 검찰 수사에 일반적 지휘권만 갖고 있는 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김세연 의원은 "처음부터 당·청 관계에 대립각을 세우려는 것은 아니었고, 이번 인사에 대한 국민 일반의 인식과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의총을 제안한 것이었는데 찬반 발언자 수가 워낙 한쪽으로 기울어져 일단은 청문회까지 가야할 상황이 됐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정두언 의원도 "지금까지 이 정부의 문제는 인사 문제였고, 국민은 잊지 않고 선거 때마다 심판했다"며 여운을 남겼다.

야당은 "최악의 코드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권재진 법무부장관 내정자와 한상대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병역문제, 전문성 그리고 정치적 중립성 등을 중점적으로 검증할 것"이라며 "법무부장관은 대통령의 신임이 아닌, 국민의 신임이 필요한 자리"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은 "내선 총선·대선 그리고 대통령 퇴임 이후를 고려한 인사로, 집권여당과 대통령만을 위한 인사"라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검찰개혁엔 관심이 없고 집권 말년에 청와대만 무사히 빠져나가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하고 비겁한 인사"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