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의회도 상정 미루는 등 제동
- "공청회 개최"… 시와 갈등 예상

부산시가 만든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안'에 대해 지역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조례안 제정과정에서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데다 핵심기구인 위원회가 '관 주도'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시의회도 조례안 상정을 미룬 채 공청회를 열기로 하는 등 제동을 걸고 나섰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위원장 권영대)는 9일 상임위 회의실에서 시가 이달 시의회 정례회(16~30일) 안건으로 제출한 '부산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안'과 관련해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경실련, 참여자치시민연대 등 12개 단체) 운영위원 6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 시민단체는 간담회에서 이 조례안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 우선 시가 조례안을 입법 예고(지난 4월20일~5월11일)하면서 시민사회단체와의 간담회나 시민공청회 등을 한 차례도 갖지 않고 형식적인 의견수렴만 했다는 것이다. 특히 핵심기구인 주민참여예산위원회(주민의견 수렴·조치방안 등에 대한 심의·자문기능)의 위원장을 행정부시장이 맡도록 하고, 전체 위원(30명 이내) 중 3분의 1을 시 본청 실장·본부장·국장으로 구성하도록 한 점을 지적했다. 부위원장은 위원 중 호선하도록 돼 있다.

또 부산시 예산(연간 8조원 가량) 규모를 감안할 때 각 분야의 예산편성에 실질적인 주민참여가 이뤄지려면 위원 30명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입법예고 기간에 '위원장을 민·관 공동위원장으로 하거나 행정부시장이 아닌 위원 중 호선하도록 할 것' '전체 위원 중 부산시 실장·본부장·국장을 3분의 1 포함하는 내용 삭제' '전체 위원 수 확대' 등의 의견을 부산시에 제출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재위는 이에 따라 조례안을 이번 회기에 상정하지 않고 다음달 1일 시민공청회를 먼저 개최하기로 했다. 집행부가 하지 않은 시민공청회를 시의회 차원에서 열겠다는 뜻으로, 주민참여예산제 조례안을 둘러싼 논란과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