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가 28일 인터넷·휴대전화 허위글의 처벌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촛불집회나 천안함 폭침 사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의 유언비어 유포 등 공익에 반하는 통신행위에 대한 처벌 근거가 사실상 없어져 통신의 적법성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 위헌 결정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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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가 28일 인터넷에 허위 내용의 글을 게재하면 처벌하도록 한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뒤 이 헌법 소원을 낸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 씨가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헌재는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 씨와 김모 씨가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공익을 해할 목적'에서 '공익'은 그 의미가 불명확하고 추상적이어서 어떤 표현행위가 이를 해하는지 판단이 사람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법 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으로 객관적인 의미를 정하기 어려워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조대현·김희옥·송두환 재판관은 "해당 법조항의 입법취지는 '통신설비를 이용한 허위사실의 유포'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허위 명의를 이용한 통신'을 규제하려는 데 있다"며 "공익을 해할 목적뿐 아니라 허위 통신 부분도 불명확하기 때문에 위반된다"는 보충의견을 내놨다. 또 이강국·이공현·조대현·김종대·송두환 재판관은 "표현에 허위사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질서의 교란 등이 발생할 구체적인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이동흡·목영준 재판관은 "공익을 해할 목적은 행위의 주요 목적이 '대한민국에서 공동으로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대다수 국민과 국가사회의 이익'을 해하는 것을 의미해 불명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합헌 의견을 제시했다.
박 씨는 2008년 외환보유고가 고갈돼 외화예산 환전 업무가 중단된 것처럼 허위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헌법소원을 냈다.
■시민단체·정치권 등 반응 엇갈려
헌재의 결정에 대해 시민사회 단체는 이념적 성향에 따라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진보 계열 단체는 "늦었지만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한 반면 보수 단체들은 "유언비어가 극심하게 확산할 빌미를 제공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고계현 사무총장은 "헌재가 이번 위헌 결정으로 민주사회의 기본권인 언론·출판·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환기했다"고 반겼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하승수 소장도 "학자나 법률가 사이에서 불명확하고 포괄적이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고 위헌성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던 조항"이라며 "늦었지만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반면 보수단체인 라이트코리아의 봉태홍 대표는 "헌재의 이번 결정은 법치의 근거를 무너뜨린 것"이라며 "공익을 위한 정의로운 판결을 기대하는 게 어려워졌고 앞으로 인터넷에서 허위사실과 유언비어가 극심하게 확산하고 국론 분열을 일으키는 종북 세력은 이런 면을 철저히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의 반응도 엇갈렸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헌재가 위헌 사유로 이 조항 속 '공익'의 의미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한 점에 주목해 "법적 미비점을 개정해야 한다"고 보완에 무게를 뒀지만 민주당 민노당 등은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반색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