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에 파견, 미국 측과 쇠고기 추가협상을 벌이기로 함에 따라 촛불민심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추가협상 발표만으로는 민심이 한꺼번에 돌아서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추가협상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얼마나 보장될 수 있느냐와 함께 정부가 어느 정도의 진정성을 갖고 국민들을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미 상실한 신뢰감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추가협상'이 아닌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도 만만찮은 형편이다. 정부는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협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핵심은 '내용'이다.

사실상 재협상의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추가협상을 보증할 수 있는 미국 정부의 담보가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 역시 쉽지 않은 과제다.

김 본부장이 이날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한 점에 비춰 볼 때 추가협상은 미국의 업자들이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를 수출하지 않도록 하는 실질적 조치를 받아내는 데 집중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 측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문제뿐만 아니라 곱창과 등뼈, 선진회수육 등 특정위험물질(SRM) 전체를 수입하지 않는 재협상을 벌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단체 측은 이날 추가협상 방침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추가협상이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금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 대해서도 "광우병 위험성이 30개월 이상 쇠고기에만 한정된 것처럼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국민요구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건강권을 확보해 달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축소·왜곡하고 있다"며 "재협상이 아니고는 국민의 촛불을 끌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