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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간 농업 트렌드 이끈 공무원, 스마트 농부 양성하다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19> 엄영달 부산과학기술대 교수

  • 고영삼 동명대 교수
  •  |   입력 : 2023-01-24 19:13:21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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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최초 도시농업박람회 주도
- 부산시 농업기술센터 정년퇴임
- 귀농·귀촌 컨설팅 등 재능 봉사
- 사진기능사·종자기사 취득도

- 市·도시농업 전문가들 추천으로
- 부산과기대 교수로 인생이모작
- 학과 신설 2년째 입학정원 꽉 차


◇ 엄영달의 인생Tip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라
엄영달 교수가 LED와 함께 온도 습도가 제어되는 스마트 팜 큐브 시스템에서 과학적으로 재배되는 엽채류 새싹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공적인 인생이모작에는 한가지 해답만 있지 않다. 전문성·열정·재력·폭넓은 인간관계 등 여러 요인이 있다. 그런데 시대 트렌드를 타는 것 또한 강력한 성공 요인이다. 스마트 농업이라는 강력한 트렌드를 타고 인생이모작의 모델이 된 이가 있다 하여 방문한 곳은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스마트 도시농업의 한 현장이다.


-여기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스마트도시농업복지과에서 운영하는 스마트농업의 현장입니다. 은화고라고 하는 저온성 표고버섯을 직접 재배하는 실습교육장이죠.

-더 설명해주세요.

▶대개 표고버섯은 23, 24도에서 재배되지만 우리는 5~15도의 저온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스마트 팜 큐브 시스템을 구축해 있습니다. 향후 스마트 팜 재배문화는 지금보다 수십 배 확장될 것인데, 우리 대학이 학과를 만들어 선도하고 있는 것이죠.



오늘 만난 이는 이 대학의 엄영달 교수다. 그는 부산시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34년을 일하고 2020년 6월에 소장직을 마지막으로 정년 퇴임한 공무원 출신이다.



-이번 입시 경쟁률이 높았다더군요.

평생 농업에 관련된 사진을 찍으며 전시와 글을 써오던 중 농업인신문사 주최 제14회 농업인 사진전(2011년)에서 대상을 받은 사진.
▶우리 대학은 2022년도에 45명 정원으로 스마트도시농업복지과를 신설했는데, 너무 많은 학생이 몰려와 입학생을 74명으로 재조정할 정도였습니다. 올해 입시에도 원서접수 시작 이틀 만에 정원이 차버렸어요. 입학정원이 부족하여 어떤 대학은 지원자가 0명인 곳도 나오는 중에 대박 행진을 한 것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성공할 수 있나요?

▶시대 트렌드를 읽고서 과감한 시도를 했는데 먹혀든 것입니다. 시대 조류를 읽고 활동하는 것은 정말 큰 전략입니다. 우리 과는 인생이모작을 시작하는 만학도가 많이 옵니다. 2022년 입학생 74명 중 55세 이상이 60명이더군요. 도시농업 기술은 자기 하기에 따라 크게 사업화도 가능하고 조그마하게 시작할 수도 있어, 퇴직 후 새로운 출발을 원하는 분들에게 매력적입니다. 작년에 입학하여 벌써 창업한 학생도 계십니다.

-교수님의 인생일모작은 어떤 일이었나요?

▶저는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이 된 후 평생을 농업 관련 일만 해왔죠. 제가 근무한 부산시 농업기술센터는 부산지역에 농업 신기술을 개발 보급하는 기관인데요, 저는 이일을 천직으로 삼고 열심히 했죠. 2005년 전국 최초로 도시농업박람회를 개최했고, 도시인들의 안전한 먹거리 문화 확산을 위해 소비자 농업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을 주도하여 2011년 제정된 도시농업법의 입법에도 기여를 했습니다. 저는 또한 ‘소비자농업’이라는 개념을 만들다시피 하여 도시인들의 농장 체험문화를 일으켜 왔습니다. 2012년에는 23만 평이라는 전국 최대규모의 유채꽃 단지를 조성한 것도 보람 있는 일이었습니다.

-역량개발이나 사회활동도 많이 하셨더군요.

▶많이 했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귀농 귀촌 강의와 도시농업 컨설팅도 많이 하였고, 농업기술센터 홍보를 담당하면서 제대로 해보고자 대학원에 들어가 사진 기술도 배웠습니다. 배웠던 기술을 센터에서 다시 지역민께 가르쳤고, 내친김에 평생학습관 복지관 인재개발원 문화회관 영광도서의 영광문화예술원 등에서 20년 넘게 재능봉사를 했죠. 사진 관련 각종 대회에 수상도 했고 개인전 단체전을 20여 회 했습니다. 일하는 틈틈이 사진기능사 종자기사 행정사를 취득하면서 개인 역량 개발에도 열중했습니다. 2019년 퇴임 때는 180쪽 분량의 시-사진집 ‘사진, 글을 품다!’도 발간하여 출판기념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대단한 활동가형 공직자였군요. 이 대학은 어떻게 오신 건가요?

▶퇴직 후 지인의 농업법인 농장장으로 일했습니다. 2년여 약초를 재배하는 일을 했었죠. 그러던 중 이곳에 온 것입니다. 우연한 기회였습니다. 이 대학이 도시농업에 대해 일할 만한 전문가를 알아보던 중, 부산시와 도시농업 전문가들이 저를 추천했다더군요. 생각지도 않은 행운이 왔던 것이죠.



그렇게 운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가 볼 땐 일모작 직장에서 쌓아 올린 그의 평판자본이 제대로 작동된 것이 아닌가 싶다. 퇴직자들은 저마다 ‘또 다시 현역’을 꿈꾸며 재출발을 원한다. 하지만 인생의 진로란 것이 어느 날 운이 오고, 작심한다고 술술 풀리지는 않는다. ‘평판은 최고의 소개장’이란 탈무드의 명언처럼 오히려 인생일모작 시기에 쌓은 평판이 열쇠가 될 때가 더 많다.



-여기선 무엇을 가르치시나요? 스마트 팜 큐브 시스템도 설명해 주세요.

▶저는 도시농업의 정책, 도시농업 실습 등을 담당합니다만, 우리 과에서는 버섯생산학 치유농업 스마트팜환경계측실습 사회복지실천론 등 다양한 실전 과목을 교육합니다. 스마트 팜 큐브는 9평의 컨테이너 박스에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LED 시설을 구축하여 버섯의 생육 단계에 맞도록 스마트 제어를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입니다.



그를 따라 들어가 본 큐브에는 여러 층의 선반 위에 400개 참나무로 된 톱밥 배지(배양기, culture medium)가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있었고 배지 위에 버섯 싹이 돋아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작년에 농촌진흥청은 신기술 개발·보급을 위해 878억 원을 투자했다 한다. 국내 시장은 2020년 2억4000달러에서 2025년 4억 9000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란다.

-이모작을 준비하는 공직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공직 나와보니 다른 세상이 있더군요. 동일한 변화일지라도 민간에서는 다르게 보입니다. 더 치열하고 더 차갑습니다. 극심한 변화의 시대인지라 시야를 확장해야 합니다. 자신이 탐구하고픈 키워드를 가지고서 야간 대학원도 다니기를 권합니다. 50세 이후에는 퇴직 후 활동하고픈 분야를 정해 전문성을 깊고 넓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틈틈이 양질의 인맥을 구축하는 일도 중요하죠.



엄영달은 스마트 도시농업으로 인생이모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실전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인생이모작 사업을 시작했다. 성과를 논하기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고용정보원이 2020년에 발표한 8대 혁신성장산업 일자리 전망에 스마트팜 구축가, 스마트팜 컨설턴트가 들어 있던 것은 주목할 만하다. 다시 말하자면 그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탔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면 평범한 사람도 더 멀리 보고, 더 멀리 갈 수 있다. 엄영달은 시대 트렌드라는 맷집 좋은 거인의 어깨 위에서, 몰려든 만학도들과 학습하고 실험하며 제2의 이모작 사업을 농작한다. 교수를 퇴직하고도 갈 길이 양양하여 더 의미 있다. 인생일모작기에 너무나 열심히 일한 덕분에 ‘남이 써준 나의 이력서’인 좋은 평판을 얻었던 덕분에 얻은 보상이다. 10년 후가 더 기대되는 유형이다.


▶데이터사이언스 전문가(전채남 The IMC 대표이사·사진)가 말하는 스마트농업 Tip

-스마트농업은 원예 축사 과수 등 농업에 사물인터넷(IoT)을 설치하여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생육환경을 모니터링함으로써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농업 방법입니다. 인공지능(AI)으로 관수를 하거나 양액을 공급하고 또 병해충 징후를 발견하기도 하죠. 지난 세계가전박람회(CES) 2022년 행사에서도 애그리테크(agri-tech) 분야가 크게 주목받은 바 있으며 세계 스마트농업시장은 연 10% 가까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도시농업에도 스마트 기술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도시농업은 도시의 자투리땅과 건물에 농작물과 화초를 재배하거나 양봉 등을 하는 활동을 말하는데요, 부산에는 2021년 기준 전체 기구의 15.1%인 23만3000가구가 도시농업을 하고 있습니다. 도심지와 학교의 텃밭, 아파트 베란다, 건물 옥상을 활용한 도시농업은 경제적 가치와 함께 교육 심리 치유의 자원이 되기도 합니다. 스마트 기술은 이러한 도시농업에 과학농업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초보 농부도 누구나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죠.

-대학에서 도시농업, 스마트농업 관련 학과를 설치하는 것은 고무적입니다. 인생이모작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죠. 도시농업관리사, 치유복지사, 놀이정원사, 유기농기능사, 버섯종균기능사, 스마트팜 구축가, 정밀농업기술사, 스마트팜 컨설턴트 등 자격증을 따서 이 분야를 선점하는 것은 의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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