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민대표 아닌 자생모임일뿐”

아파트에서 자발적으로 결성된 부녀회가 올린 수익은 입주민 전체가 아닌 부녀회원의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횡령 혐의로 기소된 부산지역 한 아파트 부녀회장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A 씨는 2010년 12월부터 4년간 재활용품 처리, 게시판 광고 등의 수익금 7300만 원을 부녀회 운영비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 재판부는 A 씨의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주택법 시행령이 ‘부대시설 사용료 등 공동주택의 관리로 인해 발생하는 수입’을 아파트 ‘공동 잡수입’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유죄 판결했다. 또 A 씨가 사는 아파트 관리 규약에 ‘재활용품 판매에서 발생한 잡수입’ 등을 ‘입주자와 사용자가 함께 기여한 잡수입’으로 명시한 점도 이 같은 판결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부녀회가 입주자대표회의 소속이 아닌 주부들의 자생 모임이며, 따라서 부녀회의 수입을 입주민 전체에 속하는 것으로 전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아파트 관리규약에 부녀회의 수입을 입주민의 것이라고 명시한 조항이 없고, 부녀회와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에 관련 합의도 이뤄진 바 없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부녀회의 공동주택 관리 활동으로 인한 잡수입금은 부녀회원들에게 귀속된다”고 판시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