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생활고에 빠지자 시신에서 금니를 빼내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장례지도사(국제신문 지난달 15일 자 8면 보도)가 법정에서 고인과 유족에게 머리를 숙였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부산 사상구 한 병원 장례식장 시신 안치실에 몰래 들어가 시신 3구에서 금니 10개를 훔친 혐의(야간건조물 침입 등)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고 14일 밝혔다. 장례지도사로 일하던 피고인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입이 급격히 줄자 지난달 14일 새벽 미리 알고 있던 통로로 시신 안치실에 침입해 펜치와 핀셋으로 금니를 훔쳐 되판 혐의를 받는다.

A 씨와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A 씨 변호인은 “코로나19로 A 씨에게 주어지는 일은 한 달에 3, 4건으로, 월수입이 90만~120만 원에 불과했다”며 “갑작스레 직면한 생활고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금니를 팔아 올린 범죄 수익은 20만 원에 그쳤다”고 말했다. 피해자 유족과의 합의 여부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A 씨 변호인은 범행에 충격을 받은 유족이 피고인 측과 접촉을 원치 않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A 씨는 최후 변론을 통해 “제가 저지른 범죄로 상처를 받은 고인과 유족에게 죄송하다. 특히 고인에게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며 “부디 선처해주신다면 더는 장례지도사로 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