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박홍근(가운데)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 8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7년 예산안’ 중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제공
|
정부가 내년부터 도입하려는 미래대응기금이 국회의 재정 통제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정치권이 우려를 표명했다.
이 기금의 주요 지출액을 정부가 30%까지 자체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도 국회 입법 과정에서 논쟁이 예상된다.
4일 재정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는 ‘2026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최근 발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미래대응기금과 관련해 “정부 재정운용의 신축성이 확대되는 반면 국회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에 대한 사전적 심의·통제 범위는 상대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선 재경위는 개정안에 담긴 내용 중 ‘세수가 부족할 때 미래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여유자금을 보내며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의 특례를 지적했다.
현재 국가재정법대로라면 회계연도 중간에 미래대응기금의 전입금을 세입예산에 반영하려면 추경을 편성하고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정부는 ‘신속한 재원 보강’을 이유로 특례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재경위는 “재정 운용의 신축성이 확대되는 반면 국회의 사전적 재정통제는 약화할 가능성이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재경위는 미래대응기금 주요 지출금액의 30%까지 자체 변경할 수 있도록 금융성기금과 동일한 예외를 적용하는 데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미래대응기금이 금융성기금과는 지출구조에 차이가 있다”면서 “관련 법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국회를 거치지 않고 자체 변경할 수 있는 금액이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기금의 재원이 얼마나 지속할지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재경위는 별도로 내놓은 ‘미래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 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향후 추가세수의 유입이 충분히 지속되지 않을 경우 기금재원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래대응기금의 중·장기적인 재원 지속가능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기금재원이 감소한 이후에도 계속사업의 지출수요가 유지될 경우 해당 사업이 일반회계 등 다른 재원으로 부담이 이전되고 중·장기적인 재정운용의 경직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래대응기금으로 추진할 사업을 정하는 기준이나 다른 기금과의 역할 분담을 둘러싼 논쟁 가능성도 엿보인다.
재경위는 “미래기금법은 미래대응투자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어떤 요건을 갖춰야 미래대응투자인지나 대상 사업을 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정기국회 회기 중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도록 해 연내에 미래대응기금을 발족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이 각종 문제점을 제기하며 사실상 제동을 걸고 나선 만큼 오는 6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포함해 향후 진행될 법안 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