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동양북스/ 오카다 다케시 지음/ 1만4500원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는 일본 정신과 전문의 오카다 다카시가 쓴 베스트셀러로, 이번에 7주년 개정판이 나왔다. 저자는 ‘회피형 인간’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회피형 인간’은 ▷혼자 있는 게 더 편한 사람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한 명도 없는 사람 ▷상처받을까 봐 친밀한 관계를 만들지 않는 사람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고 책임이나 속박을 싫어하는 사람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사람으로 규정된다.

저자가 이런 인식과 진단을 내놓은 데는 일본 사회 특유의 구조나 내향 성향이 상당히 큰 비중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해도 최근 사회 분위기와 변화를 고려하면, 여기 공감하는 한국 독자도 많을 것 같다.

오카다 다카시 정신과 전문의는 회피형 인간이 선명한 흐름을 형성하면서 늘어나는 이유를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그들이 더 편안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경계성 인격 장애와 같은 불안정한 애착 성향을 가진 사람이 증가하는 현상, 회피형 인간이 느는 현상이 거의 동시에 일어나는 것에는 필연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애정이라는 양분이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원하는 것을 모두 중단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적응 전략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모든 불안정한 인간 유형의 근본적 문제는 어린 시절의 애착 관계에서 받은 상처에서 시작한다고 분석했다. 소설가 헤르만 헤세와 영화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등도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 이들은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인정받지 못해 능력을 살리지 못하다가 그들과 이별한 뒤 다른 사람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과를 낸다. 이들도 결국은 인간과 교류하면서 그들을 ‘안전 기지’로 삼아 관계를 회복하는 점을 책은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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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거면 혼자 살라고 말하는 당신에게’는 경남 통영 출신 여성 저자가 개인주의자로 살아가면서 겪은 경험을 풀어냈다. 저자 최은미는 한국에서 대학까지 한국 입시와 회사 생활을 경험한 보통의 30대로 일본인 남편과 결혼해 일본에서 생활하며 아이를 양육한다. 하나의 개인으로 살아가고 싶은 그에게 개인주의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질문이 쏟아진다.

이럴 거면 혼자 살라고 말하는 당신에게/ 남해의봄날/ 최민지 지음/ 1만5000원

이 책은 개인주의자가 꼭 이기주의자는 아니며 나름의 방법으로 단체생활과 결혼생활을 해나가며, 개인주의야말로 현대사회에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가족·친척·친구 같은 사적인 관계부터 학교와 직장, 이웃공동체까지 다양한 관계 속에서 개인이 가지는 위상과 편견·고정관념도 풀어낸다. 가족주의가 강하고 조직 내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경향이 여전히 강한 한국 사회에서도 개인주의자는 천덕꾸러기나 이기주의자로 몰릴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저자는 개인주의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을 거라는 세간의 선입견을 경계하고 반박한다. 개인주의자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개인을 소중하게 여기는 가족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개인은 공동체를, 공동체는 개인을 보조하면서 상충하는 이해관계 속에서도 최대한 넓은 합의점을 찾아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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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개인주의는 “너와 내가 오롯한 한 인간으로 살기 위한 방안”이다. 특정한 생각과 행동을 강요받지 않으면서 자기 의지와 신념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그럴 권리가 있다는 걸 알고 함께 지켜나가는 것이다. “상호 존중하는 개인주의야말로 개개인의 건강하고 바람직한 관계 맺기의 바탕이 된다.”

누구에게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혼자만 살아갈 수 없는 것도 인간의 특징 중 하나다. ‘홀로’와 ‘동행’ 사이를 오가며 더 좋은 ‘관계’를 생각하게 해주는 점이 이 책들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