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스며든 헤세’에 관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이 책, (예상보다) 꽤 재미있다”는 점이다. 일단, 이 책에 참여한 필자가 정말 다양하다. 그리고 많다. 참여 필자가 많고 다양하다는 것은 자칫 책을 산만하고 느슨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그런데 ‘내 삶에 스며든 헤세’에서는 필진 58명이 오직 한 작가에게 집중한다.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1877~1962)다.
헤세가 한국의 독자에게 뜨겁고도 깊은 영향을 오래도록 끼친 만큼, 58명 필진은 저마다 독특하고 속 깊은 사연을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필자가 많다는 점을 단점이 아닌, 이 사람은 ‘데미안’을 어떻게 읽었을까, 이 필자는 헤세와 어떻게 만났나 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개성으로 가꾼다.
필진을 일부나마 소개하면, 강은교 시인, 인권운동가 고상만, 김경주 시인, 김누리 한국독어독문학회장, 김미혜 연극평론가, 김홍희 사진가, 양지훈 뮤지션, 우석훈 경제학자, 우주호 성악가, 이외수 소설가, 이해인 수녀시인, 임진모 음악평론가 등이다. 오거돈 부산시장도 필자로 참여했다.
독일 문학을 전공한 영화평론가이며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오래 일한 전찬일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장이 기획한 이 책은 헤세의 명작 ‘데미안’ 출간 100주년을 기념해 나왔다. 이 책을 통해, 아주 익숙한 작가여서 우리가 꽤 안다고 여기던 헤르만 헤세의 삶과 문학, 과거와 오늘의 가치를 새삼스럽게 되새길 수 있다. 헤세의 작품 ‘데미안’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수레바퀴 아래서’ ‘싯다르타’ 등은 얼마나 많은 이에게 용기, 감동, 영감을 주었던가?
이 책에서 헤세가 왜 그렇게 오래, 우리에게, 뜨거운 작가, 소중한 예술가인지 느낄 수 있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