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멎은 영아가 소방대원으로부터 영상통화 안내를 받은 아버지의 심폐소생술(CPR) 덕분에 소생했다.

지난 17일 오후 7시1분 부산소방안전본부에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9개월 된 딸이 욕조에 빠졌는데 심장이 안 뜁니다.” 소방 상황실은 신고가 들어온 사하구 소재 아파트로 구급차를 출동시켰다. 소방본부 구급상황관리센터는 사태가 급박하다고 보고 즉시 신고자 A 씨의 동의를 얻어 영상통화를 연결했다. 구급차 도착 이전에 A 씨에게 영아 심폐소생술을 안내하기 위해서다.

극도로 흥분한 상태의 A 씨에게 긴급 심폐소생을 안내한 건 구급상황관리센터 정희경 소방교다. 정 소방교는 영상을 통해 아이의 얼굴을 본 순간 “아이의 혈색이 질려 있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다행히 A 씨가 소방에 신고하면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덕분인지 아이는 어느 정도 물을 뿜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숨길을 터 호흡을 확보하려면 추가 조치가 필요했다.

정 소방교는 A 씨를 진정시켜가며 심폐소생 자세를 교정시켰다. 그는 “성인의 경우 손가락을 깍지껴 강하게 가슴을 압박하지만, 12개월 미만 영아는 중지와 검지만을 이용해 4㎝가량 들어가도록 흉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신고 전화가 걸려온 지 3분 만에 아이는 혈색이 돌아오면서 호흡을 회복했다. A 씨의 딸은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호흡은 회복했지만 입원해 다른 손상 가능성 등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