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제주에서 예멘인 등 난민신청자들에게 일정 기간 일할 수 있도록 취업이 허가된다는 소식이 보도되자, 제주도 난민수용을 거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 캡처

지난 12일 등록된 국민 청원은 15일 오후 2시께 7만 7900명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제주도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을 청원한다”며 “제주도의 경제, 관광활성화의 일환으로 도입된 한달 무비자 입국과 달리 난민 신청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에 이 조항을 악용한 사례도 나타났다”며 “중국에서 대규모로 허위 난민신청을 했고 제주도민이 다치는 사건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불법 체류자들의 범죄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시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15년 이후 제주에서 붙잡힌 범죄 피의자 중 173명이 불법 체류자다. 2015년 16명, 2016년 54명, 2017년 67명, 올해만 36명으로 갈 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청원자는 “제주의 무사증 제도로 인해 불법체류자가 많아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도 전에 난민 신청까지 받는 것은 일의 순서가 바뀐 것”이라며 “기존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없으면서 추상적인 경제적 파급효과와 관광수요, 유커의 유치를 위해서라고만 말하는 것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청원자는 “자국민의 치안과 안전, 불법체류 외 다른 사회문제를 먼저 챙겨주고, 난민 입국 허가에 대한 재고와 심사기준에 대한 전반적이 제도에 대해서 폐지 또는 개헌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외국인 948명이 난민 신청을 했으며, 이 중 예멘인이 519명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중국인 293명, 동남아시아 국가 등 기타 136명이 난민 신청을 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예멘인 난민신청자가 급증하자 도내 인력 부족 업종 등에 취업을 희망하는 예멘인 난민신청자에게는 일정 기간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결정했다.

제주도는 무사증 제도를 시행해 입국 외국인은 최장 한 달까지 합법적으로 체류가능하다. 난민 신청자는 수개월의 심사 기간 동안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외국인등록증을 발급해준다.

난민 신청이 불허되더라도 소송을 제기하면 최장 3년까지 체류할 수 있다. 박소연 인턴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