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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무섭고, 물건은 전달해야겠고”… 집배원 택배기사 개 물림 대책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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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집배원이나 택배기사들이 ‘개 물림’ 사고에 자주 노출되지만, 예방책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부산 남구 대연동 한 주택. 우편집배원 A(45) 씨가 우편물을 전달하려고 대문을 여는 순간 개가 위협적으로 튀어나왔다. 놀란 A 씨는 양손에 우편물과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를 든 채 뒷걸음치다가 대문 아래쪽 계단으로 넘어졌다. 결국, A 씨는 발목에 금이 가 6개월 휴직해야 했다.


   
23일 오후 부산시민공원에서 한 시민이 목줄을 채운 반려견과 산책을 하고 있다. 김종진기자 kjj1761@kookje.co.kr


24일 부산지방우정청은 우편집배원들이 우편배달 시 개 물림 사고를 당해도 마땅한 대처 매뉴얼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에 익숙한 우편집배원이 알아서 개 물림 사고에 대처하는 게 전부였다. 개에 물렸을 경우 공무 수행 중 질병이나 부상으로 공상처리하면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개 물림 사고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 때문에 직접 치료비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상처리 과정이 복잡한 것도 이를 기피하는 주요인이다.

18년 차 우편집배원인 최모(47) 씨도 벌써 세 번이나 개 물림 사고를 당했다. 최 씨는 2014년 부산 남구 우암동 주택에서 우편물을 전달하려다가 개에게 물렸다. 대문이 열리는 순간 달려드는 개를 피할 틈도 없었다. 결국, 정강이에 물린 최 씨는 자비로 치료를 했다. 공상처리를 신청했다가 불이익을 당할까 봐 이야기도 꺼내지 못했다. 최 씨는 “개가 있는 집을 일일이 다 파악하긴 힘들다. 개 주인들은 자신의 개가 온순하다고만 이야기한다. 여러 집을 다니는 직업 특성상 몸에서 다양한 냄새가 나 개가 달려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견을 많이 기르는 미국에서는 매년 400만 건 이상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해 대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매년 5월 미국수의사회, 우정청, 질병조사국 등이 공동으로 ‘전국 개 물림 예방 주간’을 개최해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미국수의사회 등 여러 단체는 개 물림 사고 방지를 위한 캠페인·교육을 통해 심각성을 알리고 인식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전국집배노조 남부산지부 관계자는 “사실상 개 물림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이 없다. 개가 심하기 짖을 경우 문밖에서 고객에게 못 들어간다고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정도뿐이다. 개 주인의 인식 개선은 물론 치료비 지원 등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g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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