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기념한 기념우표가 발행됐다. 이에 따라 각지의 우체국은 아침부터 인산인해를 이뤄 일부 우체국들은 인파가 몰림에 따라 평소보다 일찍 문을 열기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침부터 인파로 북적이던 연제우체국 사진=최지수 기자
일찍이 ‘이니굿즈’(문재인 대통령의 애칭 ‘이니’와 상품을 뜻하는 ‘굿즈’의 합성어)를 모아오던 본 기자도 선배를 따라 ‘취재차’ 인근에 위치한 연제우체국으로 향했다. 오전 9시께 도착했음에도 언제나 한적하던 연제우체국은 흡사 의류브랜드 ‘슈프림’의 한정판 제품 판매현장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인파를 헤치고 번호표를 뽑아 드니, 작은 종이에는 ‘210’이라는 숫자와 함께 작은 글씨로 대기인원이 150여 명이라는 사실이 친절하게 적혀있었다.
허탈하게 사람들을 둘러보고 있으니 한 중년 여성이 “몇 번이에요?”하고 말을 걸어왔다. 대답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번호표를 내밀어보이자, 중년 여성은 손에 들고 있던 갈색 봉투를 자랑스레 열어보이며 자신이 산 우표를 보여주곤 웃으며 돌아섰다.
부러워하면 지는 기분이 들 것 같아 애써 고개를 돌렸다.

일순 소란이 빚어졌던 연제우체국 사진=이민재 기자
바로 그때 우체국 창구쪽에서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한 남성이 창구 직원에게 언성을 높이며 “내 돈 주고 사겠다는데 왜 (우표를) 한 장씩밖에 판매하지 않느냐”며 항의하고 있었다.
그때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돈 있다고 다 사면 맨 처음 온 사람이 다 사갔겠지. 다들 한 장이라도 사려고 기다리는데 뭐 하는 거에요!”
언쟁은 쉽게 가시지 않았지만 한 직원의 등장으로 일단락 됐다. 해당 직원은 남성을 창구 뒤편에 위치한 응집실로 안내한 뒤 수 분 후 돌려보냈다.
기자는 사람들의 눈길이 뜸해졌을 즈음 창구 뒤편으로 가 대화를 청했다. 부산연제우체국 이경애(55) 우편영업실장과 부산지방우정청 김창호(53)우편과장은 몇분 전 해당 남성을 대할 때와 같은 웃음으로 기자를 맞아주며 “우표수량이 한정돼있음에 대해 양해를 부탁드렸다”며 남성과 나눈 대화를 전했다.
기자는 창구직원이 210번 대기자를 호명할 동안 이 영업실장과 김 우편과장과 대화를 나눴다.
김 영업과장은 “최근에는 기념우표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우체국에 몰린 인파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1985년에 입사했다는 김 과장은 “70년대 말이나 80년대 초에는 기념우표가 나오면 어르신들이 줄을 섰다”며 과거를 회상하며 근무 30년만에 우표책 추가 발행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우표발행에 대한 기자의 물음에 “적어도 당일 매진은 안됐다”며 “우표첩은 매진됐을지라도 오늘처럼 당일에 매진되진 않았다”고 이날처럼 인파가 몰린 것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인기가 좋아서 사람이 몰린 것 같다”며 “내일 모레에 동물우표가 발행되는데 그 때 이렇게 인파가 몰릴 리가 없다”는 김창호 영업과장의 말에, 이경애 우편영업실장도 “오늘이 예외적인 일”이라며 거들었다.
기자가 받아 든 기념우표와 소형시트 사진=이민재 기자
이날 연제우체국은 대기번호표 70번까지 우표첩 추가발행 예약 표를 제공했다. 오전 9시께 해당 우체국에 도착해 210번 대기표를 받아 든 기자는 10시가 조금 넘어서야 우표를 손에 받아들 수 있었다.
2만 부 한정으로 제작된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첩은 이미 중고장터에서 20만 원에 판매를 개시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본 사람들의 인파는 그 말이 과장이 아님을 실감케 했다. 뿐만 아니라 우정청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우편영업과장도 우편첩의 실물을 보지 못했다고 하니, 이 사실만으로도 그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는 정식 판매가 시작된 17일에 앞서 인터넷을 통한 통신판매가 먼저 시작됐다. 하지만 통신판매에 배정된 2만 부의 우표는 우표 발매사실이 알려진 9일 오후 7시에는 모두 동이나 우체국 개국 이래 최초로 통신판매를 조기마감해야만 했다고 한다. 그리고 기자는 그 귀한 우표를 손에 쥐고 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는, 기념우표 500만 장, 소형 시트 50만 장, 기념우표첩 2만 부를 한정 생산했다. 이런 가운데 누리꾼들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기념해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선물로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고마워요 문재인’를 올리며, 그에 대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