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5명의 협력프로젝트
- 관람객 참여형 전시 진행

- 부산시립미술관 1층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친구에게 쓴 안부편지가 미술관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해와 달의 서커스' 전 전시장 전경.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은 연말연시를 맞아 관람객 참여 전시의 하나로 지역의 젊은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 완성하는 '해와 달의 서커스' 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기억' '공유' '나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관람객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족·친구에게 안부를 전하고 소원을 비는 행위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다. 미술관이 예술을 통해 공동의 기억을 생산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시 제목인 '해와 달의 서커스'는 각자의 해와 달을 가지고 살고 있는 우리가 위태로운 현실에서도 서커스 배우처럼 희망과 웃음을 잃지 말자는 의도를 담았다.

전시에는 부산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김수 김종선 이정윤 정찬호 정채은 등 젊은 작가 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협력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만남이 오히려 신선한 조합을 이루어냈다.

김수는 위태롭고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서를 깨지기 쉬운 유리, 유리 파편 등을 이용한 조각·설치 작업으로 표현하는 작가다. 김종선은 최근 다양한 상황에 놓인 꿈꾸는 토끼형상을 나무로 조각해 현대인의 일상에 희망을 전달하는 작업을 한다. 이정윤은 현대인의 일탈에 대한 욕망을 주제로 한 코끼리 공기조형물 연작으로 이름을 알렸다. 정찬호는 타인의 삶의 형태와 구조를 면밀히 관찰해 작업의 모티브로 활용한 조각과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정채은은 '리미티드 에디션' 시리즈로 현대인의 물질에 대한 욕망을 풍자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연말연시 축제의 상징으로 통용되는 크리스마스 트리 형식을 차용하고, 간절한 소원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 보름달과 떠오르는 해의 이미지를 제작해 공간을 구성했다.

관객들은 작가들의 작품이미지로 제작한 오너먼트(크리스마스 트리에 다는 장식)형 엽서에 직접 편지를 적어 전시에 참여할 수 있다. 관객이 공간에 들어가면서 전시 전경은 끊임없이 변하게 된다.

전시는 시립미술관 1층 로비에서 내년 2월 26일까지 진행된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