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4명을 포함해 27명의 피해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세퓨' 제조사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정보를 활용해 제품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3~4등급 피해자 의료기록 분석 결과 및 피해 진상규명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 뒤 폐섬유화로 아내를 잃은 최주완씨가 아내의 사망진단서와 피해등급 선정관련 서류를 공개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지난 28일 소환 조사에서 세퓨를 만든 버터플라이이펙트 오모 전 대표가 안전과 관련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채 제품을 판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2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오 전 대표는 옥시레킷벤키저의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이 인기를 끌자 가습기 살균제 제조에 들어갔다. 오 전 대표는 주로 인터넷 관련 사이트와 옥시 제품 용기에 표기된 성분을 통해 '세퓨'의 원료물질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과 제조 방법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PGH의 독성은 옥시 제품의 원료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보다 4배가량 높다.
오 전 대표는 또 원료수입업자를 통해 케톡스에서 PGH를 대량 수입한 뒤 물과 PGH를 적당히 배합해 사실상 직접 '세퓨'를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버터플라이이펙트는 직원 10명 남짓한 영세기업으로 제조·연구를 담당하는 전문인력도 없었다고 한다. 살균제 비전문가가 마치 가정에서 간단한 음식을 요리하듯이 인체에 치명적인 제품을 만들어 판 것이다.
이 제품은 2009년부터 폐손상 사망 사태가 불거진 2011년까지 3년여간 판매됐는데 강한 흡입독성 때문에 상당한 인명피해가 났다. 폐손상 사망 규모로만 보면 옥시(70명)와 롯데마트(16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디지털뉴스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