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많이 쓰는 쇼핑몰·택배사
- 기존 시스템으로 배달 문제없어
- 우체국 택배 외 거의 사용 안해

이달부터 우편번호 체계가 6자리에서 5자리로 바뀌었지만 시행 초기부터 엇박자를 내고 있다. 시민들이 우편번호를 주로 접하는 인터넷 쇼핑몰과 택배 물량 대부분을 배달하는 민간업체가 새 제도 사용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6일 옥션 G마켓 11번가 등 주요 인터넷 쇼핑몰을 살펴본 결과 배송지 입력 때 여전히 기존 6자리 우편번호를 이용하고 있었다. 특히 이들 쇼핑몰은 배송시스템에 새 우편번호를 도입할 필요성조차 못 느끼고 있다.

한 인터넷쇼핑몰 관계자는 "우편번호는 고객들의 주소 입력 용도로만 사용한다"며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택배업체에서 영업소로 나눌 때 우편번호를 이용하는 곳은 드물다. 비용을 들여가면서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택배업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은 예약을 받을 때 우편번호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택배회사 물류 분배 시스템은 기존 지번 주소에 맞춰져 있었다. 각 회사 거점 물류센터에 모인 물품이 구·동 영업소로 간 후 번지수 건물명에 따라 택배기사에게 나뉜다. 바뀐 우편번호를 이용해 물류를 나누는 곳은 시장점유율 9%대(지난해 12월 기준)에 불과한 우체국 택배 정도다.

문제는 대다수 시민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구매할 때나 우편번호를 접한다는 점이다. 기존 6자리 우편번호만 접하는 탓에 새 5자리 우편번호 정착이 쉽지 않다. 애초 우정사업본부는 우편번호 자릿수가 줄어들면서 쉽게 외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 5자리 우편번호는 도로명 주소와 기존 6자리 우편번호가 맞지 않는 문제가 나타나 도입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번호 변경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2080만 세대에 우편번호가 바뀐다는 안내문을 두 차례 발송했다. 또한 인터넷 쇼핑몰 택배회사 등 우편물을 대량으로 발송하는 3100여 개 업체를 대상으로 그동안 41회에 걸쳐 현장 설명회를 열고 새 우편번호 데이터베이스(DB)와 전환 프로그램 등을 보급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택배업체들이 배달할 때 우편번호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기존 지번주소 체계로 물류를 나누다가 특정 동과 동이 통합되는 경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새 5자리 우편번호가 물류를 나눌 때도 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