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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약 잘 복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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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국민건강 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인구에서 고혈압 유병률은 약 28%로 나타났다. 30세 이상 국민 3명 중 한 명이 고혈압 질환을 앓고 있고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은 더 올라가 60세 이상에서는 국민의 절반이 고혈압 환자이다. 고혈압을 왜 관리해야 하며 약 복용에 따른 주의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 혈압이 정상이어야 하는 이유

고혈압은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로, 수축기혈압이 140mmHg, 이완기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한 번의 혈압 측정값이 높게 나타났다고 고혈압으로 진단하는 것은 아니고 의사가 표준적인 측정법으로 2회 이상 측정하거나 24시간 활동혈압을 측정해 진단하게 된다. 혈압이 계속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뇌, 신장, 눈 등의 혈관에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하여 심부전, 뇌졸중, 신부전(투석), 실명 등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을 진단받았다면 꼭 정상 혈압까지 낮추는 관리를 해야 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혈압을 적극적으로 낮춰 정상 혈압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심장이나 뇌와 관련한 사망률을 낮추는 데 더 유효하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당뇨와 혈압이 같이 있는 환자의 경우 고혈압을 더 적극적으로 낮추는 것이 합병증 감소에 효과가 있었다. 고혈압과 당뇨가 잘 관리되지 않는 경우 만성신부전(만성콩팥병)의 원인이 되고 신장 기능이 많이 떨어지면 평생 투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 혈압을 낮추기 위해 꼭 약을 복용해야 할까?

소금 섭취를 줄이고 체중을 조절하거나 운동을 열심히 하면 혈압을 조금 낮출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소금 섭취를 하루 6g 이하로 제한하면 수축기혈압 기준 2~8mmHg 정도 낮출 수 있고 체중을 10kg 정도 감량한다면 5~20mmHg 정도 낮출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즉, 약 이외의 노력과 관리로는 수축기혈압을 기준으로 20mmHg 이상 낮추기가 쉽지 않은 셈이므로 수축기혈압이 140mmHg를 넘는다면 음식과 운동만으로는 정상 혈압까지 낮출 수 없는 셈이다. 따라서 혈압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혈압약을 복용해야 하고, 체중과 식이 등을 꾸준히 관리한다면 복용하는 혈압약의 개수나 용량을 줄일 수 있으므로 약 복용과 생활습관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 고혈압약의 종류와 약 복용 방법

고혈압약은 혈압 상승의 원인 경로 중 어디를 차단하여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뉜다. ① 혈관을 수축하는 안지오텐신이라는 물질의 작용을 차단하는 약, ② 칼슘 채널을 차단해 혈관이 확장되도록 하는 약, ③ 교감신경을 차단해 심장박동이나 혈관수축을 저하시켜 혈압을 낮추는 약, ④ 소변 배출로 혈액량을 줄여 혈압을 낮추는 약이다. 처음 고혈압으로 진단받으면 정도에 따라 4가지 약 중 한 두 가지를 복용하게 된다. 요즘 주로 처방되는 혈압약은 보통 하루에 한 번 복용하고 복용 시간도 하루 중 일정한 시간을 정해 복용하면 된다. 게다가 두 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하여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이 한 알에 들어 있는 복합제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약 복용 시간을 놓친 경우,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약은 늘 복용하던 시간에서 12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생각난 즉시 복용하고, 만일 12시간이 지난 상황이라면 그날은 건너뛰고 다음 날 정해진 시간에 1회분을 복용하면 된다. 약물치료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예를 들어 약을 80% 미만 복용) 심뇌혈관질환으로 입원할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복용을 자꾸 잊어버리는 경우 알람을 맞추어놓거나 가족에게 도움을 받는 등 잊지 않고 약을 잘 복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 고혈압약의 부작용과 복용 시 주의사항

고혈압약은 부작용이 많지 않은 안전한 약품으로 장기간 복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약이 작용하는 종류에 따라 대표적인 부작용을 살펴보면 안지오텐신을 차단하는 약의 경우 소화불량·설사·마른기침, 칼슘 채널을 차단하는 약은 부종(특히 발목)·안면홍조, 교감신경차단제의 경우 어지러움·서맥, 이뇨제의 경우 소변량 증가·저칼륨혈증 등을 들 수 있다. 고혈압약 복용 중 임신을 계획하거나, 임신 중 고혈압이 발생한 경우 일부 약은 임신부에게 사용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약 복용과 함께 위의 증상 이외에도 이전에 없던 새로운 증상이 생겨 불편함이 지속된다면 의사나 약사에게 문의하도록 한다.

혈압은 염분 섭취에 영향을 받으므로 염분이 많은 음식을 주의하고 평소 싱겁게 먹도록 노력한다. 칼슘채널차단제는 자몽(주스 포함)과 함께 복용 시 약효가 변할 수 있으므로 삼간다. 이 외에 금연, 절주, 적당한 운동과 체중 관리는 혈압 관리에 꼭 필요하다. 또, 집에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평소 혈압이 잘 조절되는지 확인하고 진료 시 측정 기록을 의사에게 보여주면 적합한 용량을 처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은 처음 진단받고 나면 앞으로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조금 관점을 달리해 고혈압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는 순간을 지금까지 소홀했던 ‘내 몸’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보살피는 계기로 만들어보자. 내 몸 돌보기에 나태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좋은 생활습관을 만들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약을 꾸준히 복용함으로써 건강을 회복하는 전환점으로 삼는다면 오히려 고혈압 진단 전보다 건강하게 장수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글 : 정경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

발췌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지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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