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테크에 대해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지갑에서 나가는 돈을 줄이는 것도 재테크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다면 해외 직구도 마다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모여 공동구매도 한다. 부동산도 예외는 아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수년간 차곡차곡 돈을 모아 온 사람은 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을 구입하려면 중개수수료, 등기비용, 세금 등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래서 이러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중개인이나 법무사를 통하지 않고 스스로 알아보고 직접 처리하려고 하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오늘은 이러한 소비자들이 집이나 자동차를 살 때 알고 있으면 유용한 채권 정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KRX 소액채권시장 운영

많은 사람들이 주식이나 ETF에 투자하고 있고 펀드에도 가입하고 있지만 채권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채권을 사거나 팔고 있다. 왜냐하면 집이나 차를 살 때 반드시 채권을 매입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법무사나 자동차 영업사원과 같은 대행업자가 그 사람을 대신하여 채권을 매입한 후에 바로 처분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동산이나 자동차를 구입할 때에 법에 따라 반드시 매입해야 하는 채권을 ‘첨가소화채권’ 또는 ‘소액채권’이라고 한다. 부동산을 구입하여 등기할 경우에는 국가에서 발행하는 채권인 ‘제1종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해야 하고 자동차를 구입하여 등록할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발행하는 도시철도채권이나 지역개발채권을 매입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이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채권은 어디에서 어떻게 사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이제는 대행업자를 통하지 않고도 채권을 얼마나 매입해야 하는지부터 매입한 채권을 처분하는 것까지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

먼저 아파트와 같은 주택을 구입할 때 매입해야 하는 제1종 국민주택채권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운영하는 ‘주택도시기금포털’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주택도시기금포털(nhuf.molit.go.kr)에 접속하여 ‘청약/채권’ > ‘셀프 채권매입 도우미’ 메뉴를 실행하면 매입해야 하는 채권금액, 매입해서 바로 매도할 경우 실제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최원근 한국거래소 채권시장부 부부장 참고로 제1종 국민주택채권은 등기하려는 부동산의 시가표준액에 아래 표와 같은 의무매입률을 곱한 금액을 매입해야 하는데 시가표준액은 한국부동산원에서 운영하는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www.realtyprice.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매입해야 하는 채권금액과 본인 부담금을 확인한 후에는 은행의 인터넷 뱅킹을 통해 ‘채권매입/즉시매도’ 방식으로 처리하면 된다. 즉, 채권을 매입하자마자 은행을 통해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소액채권시장에서 즉시 매도하는 것이다. 이때 별도의 계좌 개설이 필요하지 않으며, 채권 액면금액 전부를 지불하지 않고 매입금액과 매도금액의 차이만큼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신속하고 편리하다. 물론 인터넷 뱅킹이 어려울 경우 은행을 직접 방문하여 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거래소는 우리 국민들이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첨가소화채권’을 공정한 가격, 즉 제 값으로 처분할 수 있도록 1995년부터 소액채권시장을 개설하여 운영해 오고 있다. 또한 매수전담회원에게 의무적으로 매수호가를 제출하게 함으로써 국민들이 원활하게 채권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참고로 채권을 매도할 때 적용되는 매일의 채권가격(신고시장가격)은 한국거래소 홈페이지 정보데이터시스템(data.krx.co.kr > 기본통계 > 채권 > 세부안내 > 소액채권 신고가격 추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자동차를 구입하여 등록하는 경우 차량가격에 차종 및 배기량 등에 따라 일정률을 곱한 금액을 채권으로 매입해야 하는데, 정확한 금액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차량등록사업소 또는 구청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부산의 경우 비영업용 자동차 신규등록 시 배기량 2000cc 이상은 차량 과세표준액의 5%에 해당하는 도시철도채권을 매입해야 하며, 여타 차량은 한시적으로 채권매입이 면제되고 있다.

주변에서 대행업자에게 부동산 등기나 자동차 등록을 맡기고 나서 수수료나 채권처분 비용 때문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채권에 대해 공부를 하고 조금 발품을 판다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불가피하게 대행업자에게 등기나 등록을 맡겨야 하는 경우에도 최소한 한국거래소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해당 채권이 시장에서 얼마에 거래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면 불필요한 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최원근 한국거래소 부부장

재테크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짠테크’라고 한다. 많이 버는 것보다 덜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제 우리는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금융생활에서도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