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2차 대유행하면서 시민의 일상에 감염 공포가 따라다닌다. 특히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부산 시민 중 수백 명은 신원조차 특정되지 않아 ‘깜깜이’ 감염 우려는 더욱 커진다. 확진자가 다녀간 동선이 속속 공개되면서 이와 완전히 겹치지 않아도 불안한 마음에 검사를 받는 시민이 는다. 기자도 혹시 모를 감염을 우려해 검사를 받았다.

지난 19일 부산시 긴급재난문자를 받았다. ‘지난 13일 오후 5시41~6시37분 사이 중구 이재모피자를 방문한 사람은 인근 보건소서 상담과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이었다. 시간대는 달랐지만 약 한 시간 뒤인 오후 7시30분께 이곳에 약 1시간 머물렀던 터라 덜컥 겁부터 났다. 확진 판정을 받은 이곳 직원의 응대를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당장 인근 보건소에 연락했다. 무증상자임이 확인되자 보건소는 “증상이 나타나면 보건소를 방문하고 굳이 검사를 원하면 일반 병원에 가야 한다”고 안내했다. 잠복기가 2주인데, 이대로 돌아다녀도 된다는 건가. 부산시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지침상 보건소에서는 유증상자만 검사 받게 돼 있고 확진자의 동거인은 증상에 관계없이 검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생후 200일 된 조카와 여러 차례 접촉했고, 취재차 경찰서와 구청 등 많은 곳을 방문했다. 혹시나 양성 판정이 나오면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걱정이 커졌다. 결국 다음 날 오전 9시가 되자마자 대동병원을 찾아 3만2000원을 내고 진단검사를 받았다. 야외 천막으로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은 발열체크를 한 뒤 증상 여부를 물었다. 짧은 질문지를 작성한 후 음압시설에 들어가 검사를 받았다. 의료진은 약 20㎝ 길이의 면봉 두 개를 각각 목과 코 안에 깊숙이 쑤셔 넣어 몇 번 돌린 후 빼냈다. 순식간에 끝났으나 코에 면봉이 들어갈 땐 조건반사처럼 눈물이 났다.

검사 후 다음 날 오전 10시께 결과를 통보한다는 안내를 받은 뒤 재택근무를 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만 하루는 지옥이었다.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1분이 1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다음 날 음성 판정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서야 모든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다.

최근 확진자 동선에 맛집이 포함되는 사례가 많아 기자처럼 ‘나도 그곳에 다녀 갔는데’라고 생각하는 시민이 많다. 부산시에 따르면 24일 오후 5시 기준 총 9만2773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5만7866건이 보건소, 3만4907명이 민간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진행했다. 코로나가 재확산한 기점인 광복절 연휴 전후로 보면 14일 일일 검사량이 667건인 데 비해 25일은 1066건으로, 검사자가 대거 늘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