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학 2주 남아 수요 더 늘듯
- 1실 10명 한정, 공간도 부족
- 맞벌이 부모 신청 대기까지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교 개학이 두 달 넘게 미뤄지면서 긴급돌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자녀를 가정에서 돌보려고 연차를 썼던 맞벌이 부부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뒤늦게 긴급돌봄을 이용하려다 대기하는 경우도 생겼다. 교육당국은 긴급돌봄교실 내 감염을 막고자 한 반당 적정수용 인원을 10명으로 잡았는데, 그 이상을 돌보는 학교도 있어 교육현장의 어려움도 커진다.

13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긴급돌봄을 이용한 초등학생 수는 5568명이다. 온라인 개학 전(3월 2일~4월 15일) 긴급돌봄에 참여한 학생 수는 평균 1821명이었는데, 등교 연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3배로 뛴 것이다. 유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개학 연기 한 달 째였던 지난달 6~10일 긴급돌봄 참여 원아 수는 평균 4902명이었는데, 지난 12일에는 1만1444명으로 크게 늘었다.

긴급돌봄 참여 학생 수는 정부가 등교 개학 일정을 발표한 지난 4일부터 크게 늘었다. 그 전 주인 지난달 27일~지난 1일 긴급돌봄 이용자 평균은 유치원 6309명, 초등학교 3999명이었는데 지난 4~8일에는 유치원 9194명, 초등학교 5166명으로 증가했다.

자녀를 가정에서 돌보던 맞벌이 부부가 사용할 연차가 더는 남지 않아 자녀를 긴급돌봄 교실에 보내거나, 원격수업을 받는 자녀를 돕는 데 애를 먹어 긴급돌봄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 감염 영향으로 정부가 지난 11일 유치원과 초등 1, 2학년 등교 일정을 연기하자 긴급돌봄 수요는 더 늘었다. 유치원 초등학교의 등교 개학은 오는 27일로 앞으로 2주나 더 남아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긴급돌봄교실은 학교 수요에 따라 운영되는데 평소에는 돌봄교실 한 반당 23명까지 수용했지만,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지금은 10명 내외, 최대 13명을 수용한다. 부산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총 526개 돌봄교실을 운영하는데, 현재 5568명이 이용 중이어서 한 반당 평균 10.58명이다. 적정 기준(한 반당 10명)으로 보면 이미 초과한 수치다. 이 때문에 긴급돌봄 수요가 더 늘어나면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이미 13명을 넘은 학교가 있어 대기하는 사례도 생겼다.

부산지역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부모 A 씨는 “개학이 또 연기돼 돌봄교실에 보내려고 했더니 현재 13명을 돌보는 상황이라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필요하면 한 반에 10명 이상 수용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퇴직교원이나 방과후교사를 돌봄교실 봉사자로 위촉해 한 반을 더 늘리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래도 감당 못 할 정도로 긴급돌봄 신청자가 늘면 다시 수요조사를 해 맞벌이 부부 자녀 등을 우선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