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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새 |
■남동철 프로그래머(한국)
- 부산출신 김유리 감독 성장영화 주목
여성 감독들의 여성 영화가 선전했다. 신인 감독의 장편 경쟁 부문인 ‘뉴커런츠’ 섹션에 포함된 한국영화 3편 중 2편이,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의 비전 부문 10편 중 5편이 여성 감독이다. 뉴커런츠에서는 10대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김보라 감독의 ‘벌새’, 박영주 감독의 ‘선희와 슬기’가 그러하다. 비전 부문 차성덕 감독의 ‘영주’는 영화 ‘신과 함께’의 김향기가 주연했다.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영주가 가해자들을 찾아가면서 겪는 이야기이다. 부산 출신 김유리 감독의 ‘영하의 바람’과 안주영 감독의 ‘보희와 녹양’ 역시 10대 소녀가 아픔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선 장률 감독의 신작 ‘거위를 노래하다’를 추천한다. 갑자기 군산 여행을 가게 된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장 감독 특유의 스타일로 다룬다. 문소리, 박해일, 정진영, 박도담, 이미숙, 명계남 등이 출연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한국영화 회고전-이장호 감독’ 영화도 꼭 보시길 바란다. 대표작인 ‘바람불어 좋은 날’은 시대가 바뀌어도 리얼리즘 영화의 교본으로 꼽히며, 많은 영화인이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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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그들 |
■박진형 프로그래머(중남미, 유럽)
- 생존 정치인 건드리는 대범함 돋보이네
올해 BIFF의 유럽 영화 라인업이 발표된 뒤 영화팬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파올로 소렌티노, 마테오 가로네 등 내로라하는 이탈리아 감독의 신작을 대거 선보이며, 신인 감독들의 영화도 다채로워 이탈리아 영화를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파올로 소렌티노의 ‘그때 그들’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를 그린 영화로 칸영화제에서 화제가 됐다. 생존 정치인에 대해 대범하게 접근한 데다 정치인의 사적인 삶을 다룬 내용도 재밌다.
중남미 영화는 단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잡고 만든 ‘로마’가 꼽힌다. 올해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넷플릭스에 오는 12월 공개되며, 아시아에서는 올해 BIFF에서만 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길 위의 새들’은 2015년 칸영화제 감독주간 대상에 빛나는 ‘뱀의 포옹’으로 콜롬비아 영화의 저력을 알린 시로 게라와 크리스티나 갈레고의 신작이다. 1970년대 마약 시장에 뛰어드는 콜롬비아 원주민 와유 가족의 일대기를 담은 독특한 영화로 대중적 재미와 갱단 영화의 이질적 요소가 잘 결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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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셋 |
■남경희 프로그래머(프랑스, 동유럽, 아프리카, 러시아)
- 거장 장 뤽 고다르의 신작 BIFF서 보자
한국에도 팬이 많은 거장 감독의 신작과 주목할 만한 신인 여성 감독의 작품이 여러 편 초청됐다. 누벨바그의 거장 장 뤽 고다르의 신작 ‘이미지 북’을 먼저 들 수 있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이미지의 콜라주와 현대의 삶에 대한 격렬한 해체, 이미지 스스로에 대한 비난을 담은 비주얼 에세이로 노장의 실험성을 볼 수 있다.
동유럽은 옛 소련 붕괴로 급격한 변동을 겪은 만큼 근현대사에 대한 고민을 영화의 바탕에 깔고 있다. 데뷔작 ‘사울의 아들’로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등 4관왕이 된 라즐로 네미스 감독의 신작 ‘선셋’을 추천한다. 1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고통스러운 비밀 이야기를 다뤘다.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신작을 소개하는 플래시 포워드 부문에서 나타샤 메르쿨로바, 알렉세이 추포브 감독의 ‘모두를 놀라게 한 남자’도 꼭 챙겨 보면 좋을 영화다. 시골에 사는 가정적인 남자가 암에 걸려 2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는 여자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다. 스토리 자체가 놀랍고 심리 묘사가 뛰어나 흡입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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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타 레이 |
■김영우 프로그래머(아시아)
- AFA 출신 아시아 감독의 발전상 확인
아시아 영화산업은 젊은 영화인들의 유입이 이어지고 급격히 성장하는 역동성이 돋보인다. 그러면서도 영화산업이 자리 잡은 한·중·일과 급성장하는 동남아시아, 초기 단계인 중앙아시아 등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올해 BIFF에서는 아시아 전체에서 산업적으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영화와 독립영화로서 성취를 이룬 작품들을 선보인다.
BIFF의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 출신 태국 감독인 푸티퐁 아룬펭의 ‘만타 레이’는 부산국제영화제 ‘컬러 오브 아시아’ 프로젝트 지원을 받은 단편 작품을 확장해 장편으로 완성했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대상을 받았으며, 로힝야 지역을 배경으로 어부와 미스터리한 한 남자의 기이한 이야기를 유려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담아냈다. ‘호텔 오로라’ 등 뉴커런츠의 기대작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본 애니메이션도 풍성하다. 시즈노 코분이 연출하고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을 맡아 주목받은 가족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 : 영원히 함께’가 부산에서 처음 공개된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 ‘미래의 미라이’와 이시다 히로야스 감독의 ‘펭귄 하이웨이’ 등도 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