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구심점 없고 심판론 거세
- 지지·중도층 다 잃는 역풍 우려
- 부동산 얽힌 朴 때려 반전 노려
중반전에 접어든 4·7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서울과 부산 전략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LH사태 등으로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자 서울에서는 선대위 지도부가 연일 ‘읍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반면, 부산에서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겨냥한 공세로 강경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 전략 차별화는 부산에서 민주당이 처한 특수한 상황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은 31일 국회에서 가진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 내내 “국민께 사과한다. 사죄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비슷한 시간 부산서 열린 중앙선대위 현장 회의는 박 후보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자당 출신의 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 사건으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것을 반성했지만, 핵심은 ‘박형준 공격’에 맞춰졌다.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은 민주당이 제기한 박 후보의 의혹을 거론하며 “의혹의 끝을 모르겠다. 박 후보는 부산의 짐이 될 것이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이 부산서 ‘닥공(닥치고 공격)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읍소 전략의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신인 보수정당은 과거 부산 선거에서 불리할 때마다 ‘사과’와 ‘동정’ 전략을 폈다. 세월호 사건 후폭풍이 강했던 2014년 지방선 때 새누리당은 ‘박근혜 눈물’ 피켓팅을 들고나왔다.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범야권 무소속 후보였던 오거돈 후보에게 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할 때였다. 이 캠페인은 지지층 결집의 계기가 됐고, 서 후보는 1.31%포인트 차이로 진땀승을 거뒀다. 새누리당은 2016년 총선 때 또 자세를 바짝 낮췄다. 공천 파동에 대한 민심의 역풍이 거셌기 때문이었다. 이때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민주당에 5석을 내주는 참패로 귀결됐다.
보수세력의 사례로 보면 읍소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구심점이 될 인물과 그에 대한 동정론이 동반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는 이런 요인들이 약하다. 문재인 대통령·정당·후보 지지율이 동반 어려움을 겪는 ‘트리플 악재’를 겪고 있다. 정권심판론이 높은 것도 민주당이 부산서 읍소마케팅을 활용하지 않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부산서는 소수세력이라는 민주당의 상황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수세력인 보수정당은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정권심판론’과 ‘읍소’가 결합하면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 인식돼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도 잃을 수 있는 탓이다.
국민이 정부에 분노하는 부동산 문제에 박 후보도 함께 엮여있다는 민주당의 확신도 읍소 대신 공격을 택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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